말초신경 이상때 발병 잦아

송준호 <청주첨단한방병원 교정재활치료센터장>

발이 저리고 자글자글 끓는 증상 때문에 밤에 잠도 자기 힘들 정도라고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손저림처럼 발저림도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됩니다. 오늘은 지난주에 이어 발저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분의 환자들은 발저림의 원인으로 가장 먼저 혈액 순환 장애를 의심합니다. 하지만 혈액 순환 장애로 발저림이 나타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대개 말초신경의 이상에 의해서 발저림이 발생합니다. 발목터널증후군이 가장 흔한 경우이고, 흔히 디스크라 일컬어지는 허리의 추간판 탈출증도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근육이나 여러 연부 조직에 의해 신경이 눌리는 경우도 발저림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기타 당뇨병에 의해 신경병이 나타날 수 있고 앞서 말한 혈액순환장애가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발저림의 가장 주요 원인은 발목터널증후군입니다. 발바닥이 뜨겁고 아프며 발목의 안쪽 복사뼈 아래로 압통이 발생하고 심해지면 발가락을 구부리는 근육이 약해지는 질환입니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잘 발생하고 꽉 조이는 신발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발목을 지나가는 후경골신경이 주변 조직에 압박되어 발생하는데 진단은 간단한 진찰 검사로도 가능하고 다른 질환을 배제하기 위해 신경전도 검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초기에는 쉽게 호전이 되지만 발에 힘이 떨어지는 경우까지 이르면 압박 부위를 제거하는 수술도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괄사요법이나 그라스톤 요법 등이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 다른 발저림의 원인은 허리의 추간판탈출증입니다. 발의 감각이 떨어지고 발가락이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힘이 빠지기도 합니다. 허리에서 발까지 전기가 오는 듯이 찌릿 거리기도 하고 통증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신경학적 진찰과 근전도 검사, MRI 검사를 통해 진단이 가능합니다. 아주 심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침치료나 물리치료, 재활운동치료를 통해 치료가 잘 됩니다. 발이나 다리에 마비가 와서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심하다면 수술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뇨병의 합병증에 의해서도 발저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당뇨병은 갈증을 느껴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이 늘어나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흔히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혈액검사나 소변검사를 통해 쉽게 진단이 가능합니다. 일단 당뇨병이 발생하면 혈액이 찐득해지면서 여러 가지 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말초에 있는 혈관들이 말썽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혈관 분포가 많고 약한 곳이 가장 먼저 문제가 생깁니다. 눈, 고환, 신장 등의 기관들이 잘 망가집니다. 또한 감각기관을 잘 망가뜨리기 때문에 이로 인해 감각이상에 의한 발저림 증상이 나타납니다. 앞서 설명한 발목터널 증후군과 허리의 추간판탈출증은 보통 한쪽 발에서 증상이 발생하는데 반해 당뇨병에 의한 경우는 양발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양손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좌우 양측에서 동시에 증상이 발생한다면 당뇨병에 의한 발저림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발저림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우선 당뇨병을 치료해야 합니다. 당뇨약은 혈당을 조절하는 효과가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어렵습니다. 당뇨병은 식단을 개선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서 생활습관을 바꿔야만 근본적인 치료에 이를 수 있습니다.

발저림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정확한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과 생활습관으로 이러한 원인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발저림의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