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 최종석 <진천광혜원중학교 교사>
  • 승인 2014.05.07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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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최종석 <진천광혜원중학교 교사>

정말로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어른들의 잘못입니다. 세월호에 희생된 학생들의 명복을 빕니다.

방송에서 나오는 구명복을 입고 경사진 선실에서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다시금 미안함과 슬픔이 가득 몰려옵니다. 방송에서는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으라고 하고, 배는 기울어지고 몹시 나쁜 어른들은 배를 빠져나가고 천벌을 받아야 합니다.

38퍼밀의 바닷물은 사람을 금방 가라앉게 하지 않습니다. 폐 속에 공기도 있고요. 흉강에도 빈 공간이 있습니다. 온도가 12℃로 낮다고 하여도 인간의 체온은 금방 내려가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물질대사를 하기 때문에 밀도가 증가하지 않습니다. 몸 안에 있는 연료를 태워서 얼마의 시간은 버틸 수 있습니다. 서로 손을 잡거나 묶고 있으면 시간을 지연시키고 쓸려가지 않습니다. 파도가 치기 때문에 바다에 뛰어내려도 큰 부상은 없습니다. 다 부질없는 생각인가요? 결과는….

비판적 사고라는 말이 있습니다. 남들이 보는 것에 의해 천동설을 믿을 때 과감히 논리적인 증거를 가지고 지동설을 주장합니다. 생명에 대한 위험 때문에 발표하지 못하다가 죽을 무렵에서야 코페르니쿠스의 ‘천체의 회전에 관하여’가 발간됩니다. 코페르니쿠스가 죽고 21년이 흐른 해에 다른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이가 태어났습니다. 갈릴레이는 평생 가택에 연금되었지요. 코페르니쿠스의 전환이라는 새로운 생각을 도입하는 계기가 되었고요. 기원전 아리스토텔레스는 유명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분을 너무 믿어서 그분이 말한 자연발생설은 18C 파스퇴르의 생명속생설 증명에까지 왔습니다. 자연발생설에서는 지금의 모든 과학적인 활동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그토록 오랫동안 사고를 바꾸지 못하고 믿어왔던 것이지요. 고대에 가면 동양과 서양이 모두 바다 멀리 가면 떨어져 죽는다고 하지요.

이 믿음을 깨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걸렸을까요? 이 믿음을 먼저 빨리 깬 서양이 지금 세계를 주름잡고 있지요. 즉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해야 합니다. 평소에도 의문을 느끼고 “아니다”라고 생각하면 관찰하고 탐구해서 논리적으로 증명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행동하여야 하지요. 선반에서 물건이 떨어지고 경사가 기울면 행동하여야 합니다. 구명조끼가 없어도 밖으로 나와야 하지요. 평형이 깨졌다는 것이지요. 복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나올 시간이 있는데. 무엇이 이들의 비판적 사고를 막았을까요? 위기상황에서 이들은 무엇을 하였을까요? 방송에서 움직이지 말라는 소리를 믿은 학생들은 찬 바닷물을 맞이하였습니다.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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