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청주시의 깃대종
통합 청주시의 깃대종
  • 박완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14.02.2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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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박완희 <칼럼니스트>

최근 여러 지자체들의 깃대종 선정 소식을 접한다. ‘깃대종(Flagship species)’이라는 용어가 다소 생소할 수도 있지만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니다. 깃대종은 어느 지역의 생태나 지리적 특성을 대표하는 동식물의 종을 의미한다. 그것이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야생생물이 아니더라도 그 지역의 생태환경, 사회환경, 문화환경을 대표할 수 있는 생물일 경우에 지자체가 지정할 수 있다.

이전에도 이와 비슷하게 각 지자체별로 상징나무, 새 등을 정했다. 그 동안 청주시의 상징 새는 까치였고 시나무는 느티나무였다. 그러나 최근 지자체들은 이런 일반적인 나무, 새 보다는 그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깃대종 선정에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다.

대전시는 최근 3대 깃대종으로 하늘다람쥐, 이끼도롱뇽, 감돌고기를 확정했다. 사실 하늘다람쥐는 청주 우암산에도 서식하고 있다. 이끼도롱뇽은 2003년 스티븐 카슨이라는 외국인학교 교사가 대전 장태산에서 처음 발견하였다. 이 도롱뇽은 한국의 일반 도룡뇽과 생김새가 다르고, 특이한 것은 허파호흡을 하지 않는 종으로 미국의 미주도롱뇽과에 속한다는 점이다. 대륙이동설을 증명할 수 있는 고생물이라는 점에서 2005년 세계적인 권위 학술지인 네이처에 발표돼 세계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이 이끼도롱뇽이 청원군 대청댐 일원 문의면과 가덕면, 미원면에 넓게 서식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수원시는 수원이라는 지명을 쓰고 있는 우리나라 고유종인 수원청개구리를 깃대종으로 선정했다. 1980년대 일본인 구라모토가 수원 농업진흥청 논에서 청개구리 울음소리 중에 특이한 종을 발견하여 수원청개구리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이 수원청개구리가 충북에서는 음성군 감곡지역에 다수 발견되어 학계에서 연구조사 중이다. 이외에 수원시는 애반딧불이, 얼룩동사리 등 8종을 깃대종으로 선정했다.

최근 세종시에서도 깃대종 선정을 위한 논의가 푸른세종21을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흰꼬리수리, 미호종개, 금개구리, 백로 등이 제시되었다고 한다. 미호종개는 미호천 팔결다리 인근에서 발견된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지금은 미호천에서 쉽게 발견되지 않고 진천 백곡지에서 서식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금개구리는 최근 세종시 장남평야에서 발견된 종으로 금개구리생태공원 조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사실 금개구리는 세종시 장남평야에서 발견되기 전에 이미 청원군 오송에서 대규모 서식이 확인된 바 있는 양서류이다.

우리가 더 늦기 전에 통합청주시의 깃대종을 선정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른 지자체보다 우리 지역이 이미 언급된 생물자원의 지역적 특성을 더 많이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심을 갖지 않음으로 인해 선점효과를 누리지 못하게 되는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문화재청에서 2011년 미호종개가 최초 발견된 미호천이나 진천 백곡천이 아니라 부여, 청양 지천을 미호종개 서식지로 지정한 것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통합 청주시의 깃대종을 선정하기 위해서는 사전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지역의 대표 생물자원에 대한 서식 현황조사가 필요하다. 그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생태적, 지리적, 사회문화적 특성을 고려하여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선정할 필요가 있다.

우리지역 수생태계를 대표하는 미호천의 미호종개와 무심천의 수달, 송절동에 집단 서식지자 있는 백로, 한국교원대에서 복원사업을 진행하는 황새, 청원군 낭성면에 집단 자생하는 앉은부채, 원흥이방죽에서 시작되어 전국적인 양서류 보호운동의 기폭제가 되었던 두꺼비 등은 통합청주시의 깃대종으로 손색이 없다.

2014년 10월 강원도 평창에서는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가 개최된다. 생물자원이 곧 생물주권 시대라고 이야기한다. 더 이상 난개발로 인해 사라지기 전에 통합청주시의 깃대종 선정을 서두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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