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세상
이따위 곳에 왜 날
낳아놓은 거야?
딸이 어미에게 대든다
채널을 돌린다
사람 말고는 누구도
이따위 곳이라고 하지 않는다
누의 살점을 찢고 있는 사자 무리 곁에서
누들이, 제 동족의 피가 튄
풀을 뜯고 있다
울지도 웃지도 않고
먹는다
식사가 끝나자 누도 사자도
발아래 이따위 곳 따위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피 좀 본 거로는 꿈쩍도 않는
노란 지평선을 본다
어쩌다 사람만이 찾아낸
분노의 거주지
혼돈의 부동산
이따위 곳
※ 지금 당신은 어디에 서 있는지요. 서 있는 자리에 따라 그곳에서 느끼는 마음의 상태도 달라집니다. 모두가 지구에 깃들어 살면서도 불만을 나타내는 종족은 인간뿐입니다. 하루 하루 죽고 죽이는 사투에서 생존이 유일한 목적인 동물들은 불만보다는 산다는 것에 충실합니다. 지금의 자리가 진흙 같고 모래 같고 돌무지 같아도 내 삶에만 가치를 둬보는 것은 어떨까요. 순간 무연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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