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 김종성 <대전 동구의회 의장>
  • 승인 2013.11.03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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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종성 <대전 동구의회 의장>

최근 한통의 의미있는 편지를 받았다. 첫 장은 중부장애인 재활작업장 원장의 편지였다.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지는 내용은 일하는 터전에서 쫓겨나게 된 장애인 친구들의 편지였다. 편지에는 열심히 일하던 터전을 잃게 된 장애인 친구들의 낙담하는 마음과 새로운 일터를 하루빨리 찾아서 정상적인 작업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있었다.

동구 낭월동에 있는 중중장애인들의 자활일터인 중부장애인 재활작업장이 보금자리를 잃고 거리에 나앉게 될 위기에 처했다. 그 동안 한 독지가의 후원으로 무상 사용하던 작업장 건물이 후원자의 사업부진으로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게 된 것이다. 작업장을 비워주어야 한다는 현실에 놀란 이들은 당황스럽고 어려운 중에도 백방으로 새로운 둥지를 찾아 나섰다. 대전시와 동구청 관계자들, 의원들을 찾아 어려운 처지를 호소했지만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제 이들은 동구청 정문 앞에 있다. 지난달 22일부터 장애인 재활작업장 확보를 위한 호소를 하고 있는 것이다. 동구청 정문에 작은 천막을 치고 쫓겨난 작업장을 옮겨다 놓고 작업장에서 하던 일을 거리에 나앉아 하고 있다. 거리에 작은 천막하나 치고 노상의 찬바람을 맞으며 지치고 찬 손으로 한땀 작업에 10원을 받는 반복적인 작업을 한다. ‘첨단 과학도시’라는 대전 한 복판에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제는 사회가 나서야 한다. 자활과 자립을 위해 애쓰고 있는 이들 장애인들의 어려운 처지를 해결해주지 못하고 수수방관만 한다면 그런 사회는 이미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최소한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하루하루 고단한 생활을 하고 있는 중중장애인들의 재활자립 의지를 살려 주어야한다.

국민소득 2만불을 넘어선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최소한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사회의 그늘에서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절실하다. 현대사회의 복잡한 역학관계 속에서 어떻게 보면 대전 동구에서 발생된 작은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우리에게 그것이 현재 2013년 대한민국 장애인 복지라는 사회적 화두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중증장애인의 자활일터 작업장 문제를 바라보면서 21세기 기부문화와 정책은 기부에 참여하는 자의 확대가 아니라 기부가 필요 없는 사회를 지향해 나가야 된다는 말을 다시금 생각나게 한다. 이제 우리사회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나눠주는 기부의 미덕을 칭찬하기보다 사회복지제도가 잘 갖추어진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진정한 사회통합의 길이라는 것이다. 더 이상 어려운 이웃을 위한 개개인의 기부가 필요하지 않은 최소한의 삶은 국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잘 갖춰진 사회복지제도를 가지고 있는 사회가 하루빨리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이게 무슨 날벼락 인가요? 작업장이 문을 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집에서 나의 자리가 없는데 직장도 없어지고 참 슬프고 마음이 쓰라립니다. 힘 있는 아저씨들…, 힘없는 우리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장애인 친구들의 편지를 읽으면서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2013년 대한민국은 선택적 복지, 보편적 복지, 어떤 정책이 옳은가를 가지고 논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삶은 현장은 논쟁이 아닌 실질적인 지원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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