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동성결혼 '어느 멋진날'
국내 첫 동성결혼 '어느 멋진날'
  • 노컷뉴스 기자
  • 승인 2013.09.08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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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광수·김승환 "혼인신고 반려땐 행정소송 계획"
“우리 사회에서 동성애자도 결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국내 첫 동성 결혼식을 올리는 김조광수(48) 감독이 공개적으로 결혼식을 하는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김 감독과 동성연인인 김승환(29) 레인보우팩토리 대표는 지난 7일 오후 6시 서울 청계천 광통교 앞에서 열리는 콘서트 형식의 ‘당연한 결혼식, 어느 멋진날’ 결혼식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감독은 “만약 제가 이성애자였다면 이효리처럼 조용히 결혼했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요란법석을 떨면서 결혼식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우리를 오늘 결혼식 이후 부부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동성중에서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아, 김조광수도 결혼식을 했잖아, 우리도 할 수 있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법이 그것을 보장해주면 더 좋겠지만, 빠른 시간에 합법화할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하지만 점차 변화할 것이고 굳게 믿는다.”

김 감독은 또한 혼인신고를 할 것이며 만약 반려되면 그걸 근거로 행정소송, 헌법소원을 할 계획이다.

그는 “애초 9월 9일 혼인신고를 할 생각이었는데, 변호인이 여러 가지 필요한 것들이 있다고 해서 9일 이후 준비가 끝나면 구청에 갈 것”이라며 “결정되면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일부 기독교인들이 동성결혼을 반대하며 광통교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예배를 올리면서 무대 설치를 방해했다. 이후 경찰이 출동하자 자체 해산하면서 결혼식이 무리없이 준비됐다.

김 감독은 “안정적으로 결혼식을 올릴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는데 무사히 설치가 끝나고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기쁘다”고 했다.

이어 “나도 기독교 신자다. 제가 믿는 하나님은 제가 몇 십년 동안 동성애자로 산 것이 못마땅하다 하신들 동성결혼을 혐오하는 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벌을 주지는 않으실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한편 결혼식 사회는 변영주, 김태용, 이해영 감독이 맡고 봉준호, 류승완, 임순례 감독, 소유진, 김꽃비, 류현경, 민주당 진선미 의원,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 1000여 명의 하객이 참석해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했다. 결혼식 축의금은 성소수자들을 위한 ‘신나는 센터’ 건립에 사용된다.

국내 첫 동성결혼식을 올린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레인보우팩토리 대표가 지난 7일 서울 청계천 광통교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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