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6차산업화가 성공하려면
농업의 6차산업화가 성공하려면
  • 이두희 <충청남도농업기술원 미래전략팀>
  • 승인 2013.07.1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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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희 <충청남도농업기술원 미래전략팀>

최근 ‘창조경제’의 등장과 함께 농업에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전개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위축되고 있는 ‘농업의 6차 산업화’가 농업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 농업정책 및 농촌현장에서 요즘 화두가 되고 있다.

그동안 DDA 및 FTA 대응을 위하여 다양한 농업구조개선 정책들이 시행되었지만 농림수산업이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 13.3%에서 2011년에는 2.7%로 급감하는 등 규모의 영세성, 생산성의 둔화, 농가소득구조의 취약성 등을 볼 때 더 이상 생산요소(토지, 노동, 자본) 투입의 효율화만을 가지고는 농업의 지속성이 유지될 수 없다는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러한 총체적인 어려움속에서 농업·농촌이 보유한 다양한 자원을 2차, 3차 산업과 연계하고 융합(1×2×3)하여 새롭게 농업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농촌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 1990년대 중반 일본 동경대 이마무라교수가 처음 사용한 ‘농업의 6차산업화’ 개념이다.

6차산업화와 관련하여 일본 농림수산성은 2011년 3월 산업간 연계·통합을 지원할 수 있는 ‘농업·농촌 6차산업화법’을 이미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으며, 6차산업화에 필요한 자금지원을 위하여 2013년에는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1,000억엔 규모의 “농림어업 성장산업펀드”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6차산업 육성과 관련하여 ‘농어촌자원 복합산업화지원사업(농식품부)’ ‘농공상 융합형 중소기업 육성사업(농식품부)’ ‘농공상 융합기술 개발사업(중소기업청)’ 등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창조경제 기반 속에 농업의 6차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그 추진 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할 몇 가지 핵심요인이 있다.

그 첫 번째는, 6차산업화의 추진 유형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2, 3차 산업과의 연계 유형일 경우 농업은 원물이나 원재료의 단순 공급원을 뛰어넘어 6차산업화의 중심에 서야하며, 그 과실 또한 상당부분 농업·농촌에 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6차 산업화에 접목될 농업분야 신품종, 신기술 등이 전략적으로 개발·보급되어야 하고 이러한 기술을 매개로 2, 3차 산업과의 연계가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두 번째는 6차 산업화의 여러 가지 추진 동력 중 인적 역량, 즉 농업인재를 체계적으로 발굴·육성할 필요가 있다. 사업 초기에는 일본의 ‘6차산업 플래너’와 같이 외부 전문가 네트워킹을 통해 사업추진을 측면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결국은 농업인 스스로가 얼마나 역량을 발휘하느냐가 성패의 핵심요인이 될 것이다.

세 번째, 우리의 농업현실과 농업인 정서가 반영된 한국형 6차산업화 모델을 유형화시키고, 각 유형 마다 대표적 성공모델을 만들어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6차산업화가 일본의 사례를 그대로 도입한다거나 형식적으로 추진될 경우 기존의 가공지원사업, 신활력사업, 향토산업과 크게 다르지 않은 무늬만 6차 산업이 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6차산업화 추진 농가가 흑자로 전환되는데 평균 4.1년이 소요된다는 일본의 앙케이트 결과가 있다. 처음부터 너무 욕심을 부리지 말고 내실을 기하면서 6차산업화를 추진한다면 그동안의 1차생산 중심 농업은 가공·유통·관광·서비스의 연계 및 융합을 통하여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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