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쓰나미' 충북수출 비상등
'엔저 쓰나미' 충북수출 비상등
  • 남경훈 기자
  • 승인 2013.05.12 2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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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본 수출 20% 급감
반도체 외 대부분 감소

40% 비중 농산물도 타격

‘엔저 쓰나미’가 우리 산업계에 몰려오면서 도내 중소 수출기업들과 농산물 수출 농가들에 비상등이 켜졌다.

엔화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100엔을 돌파하면서 산업계와 수출전선에 연일 비명소리가 나오고 있다.일본 도쿄의 외환시장에서 지난 10일 엔화는 달러당 환율 101.08엔을 기록했으며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 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인 달러당 99.02엔보다 1.59엔(1.61%) 오른 100.61엔을 기록했다. 4년 1개월만에 달러당 100엔을 돌파한 것이다.

◇ 충북 수출도 비상

엔저 기조가 지난해 연말부터 장기화하면서 악영향이 수출 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도미노 현상을 일으키며 지역경제를 옥죄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중 청주산단과 세종시, 청원지역 등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 납품업체들도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자동차 전장품 등을 납품하고 있는 청원지역의 한 부품업체는 “지난해 말부터 엔저 현상이 계속되면서 현재 지난해 말 대비 수출 물량이 10~15% 정도 감소했다”며 “현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는 연간 평균 이 정도 수준으로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엔저가 계속되면서 엔화의 가치는 6개월 동안 20% 이상 추락, 자동차·철강·기계 등 일본과 경쟁하는 국내 주력 산업의 가격경쟁력은 하락했다.

실제로 지난 3월말 현재 충북 수출은 전년같은달에 비해 13.3%가 증가했으나 전적으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영향 때문이었다. 반도체는 36.3%나 수출이 급등했지만 정보통신기기와 정밀기기, 철강제품, 일반기계류, 인쇄회로기판, 경공업제품 등 수출품 상당수는 모두 감소했다.

특히 대일본 수출은 지난 2011년만해도 25.8%나 증가하면서 충북 주요 수출국 4위에 들어왔으나 지난 3월은 월중 20.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엔고와 원화 절하 등으로 환율 재미를 톡톡히 본 주력 수출업종에선 이제 ‘역전된 상황’을 체감하는 모습이다.

이렇다보니 충북의 대일본 무역수지도 3월 5800만 달러 적자를 보이는 등 올들어 1억1500만 달러의 누적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주요 교역국 중 적자 규모가 가장 컸다.

박주천 한국무역협회 충북지역본부장은 “도내 상당수 수출 기업의 경우 일본제품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려 고전하게 될 것”이라며 “일본으로 직접 수출하는 농산물 등은 환율변동의 피해를 보전하는 환변동보험에 가입하고 원가관리와 판로개척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농산물 수출 타격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출용 농산물 생산 농가와 수출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화훼 농업인들은 일본 내 소비 침체와 가격 하락, 엔저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 이 탓에 경영 부담을 견디지 못한 일부 화훼 농가는 딸기 등 채소류로 작목을 전환하고 있어 대체 작목 값 하락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엔저 현상이 가속화된 올해 1분기(1~3월) 대일본 농림수산식품 수출은 전국적으로 전년 동기(5억6290만 달러) 대비 12.4% 감소했다.

충북농협의 경우 대일본 수출이 2011년 84만 5000달러에서 작년 155만 2000달러로 83.7%나 늘었고, 도내 전체 농산물 수출의 45%나 차지할 정도였다.

그러나 연초부터 화훼나 파프리카, 방울토마토, 과일류 등 농가들이 직접 수출하는 품목의 수출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막걸리와 김치도 엔저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했다.

엔저에 따른 일본으로의 농산물 수출 채산성 악화는 국내에도 직접 영향을 미쳐 국내 농산물 시장의 동반 침체도 우려된다. 엔저 장기화에 따라 수출이 감소하거나 중단된 물량이 국내 시장으로 출하돼 값 하락이 불가피한 탓이다.

정부는 최근 엔저가 국내 농식품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대책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농식품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당초 1조5000억원이던 신 환변동보험(부분보장형 옵션) 한도를 2조원으로 늘려 지원키로 했다. 신 환변동보험은 보험가입 당시 환율보다 상승하면 환차익 환수의무를 면제하되, 환율 하락시에는 하락분의 일정수준까지 환차손을 보상하는 상품(대상통화 달러·엔·유로)이다. 보험료도 종전과 같이 업체당 1000만원의 범위에서 90%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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