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 공조…'어리석은 선택' 막았다
신속 공조…'어리석은 선택' 막았다
  • 송근섭 기자
  • 승인 2013.01.20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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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만형·정철호·이현정씨 제한된 신원정보로 자살기도자 목숨 구해
충북경찰이 신속한 공조로 어둠 속에서 죽어가던 자살기도자의 목숨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5일 오전 2시 26분쯤 서울지방경찰청 112센터에 ‘친구가 죽어간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친구가 죽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는다’며 다급하게 출동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자살기도자의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만 아는 상태에서 어디로 출동해야 하는지 경찰도 헷갈리는 상황이었다.

서울경찰은 자살기도자가 청원군 남이면에 거주한다는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사건을 충북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로 인계했다.

이때 상황실에서 근무하는 이현정 경사가 기지를 발휘했다.

관할 남이파출소로 연락한 이 경사는 “특정조회 시스템으로 주소를 확인해 달라”고 말하는 한편 119상황실에도 자살기도자의 최종 휴대전화 발신위치 조회를 요청했다.

파출소의 특정조회와 119 휴대전화 발신위치 조회로 자살기도자의 주거지가 청원군 남이면 가좌리라는 것까지 밝혀졌으나, 여전히 정확한 위치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다.

일각을 다투는 상황임을 직감한 남이파출소 최만형 경위·정철호 경사는 순찰차를 타고 가좌리 인근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가로등 불빛 하나 없는 시골길을 떠돌기를 몇 분. 세심하게 곳곳을 살피던 정철호 경사의 노력이 빛을 발휘했다.

정 경사는 “주택 마당에 주차된 차에서 신음소리가 난다”며 차량을 확인했고, 운전석에서 의식을 잃어가던 A씨(27·여)를 찾아냈다.

차량 안에는 유서와 장시간 켜 놓은 석유난로가 발견됐다.

조금만 발견이 늦었다면 산소부족으로 사망할 뻔한 상황이었다.

최 경위와 정 경사는 A씨를 청주의 한 병원까지 함께 옮기고, A씨의 부모님에게도 “젊은 사람이 힘내서 살아야 하지 않겠나. 또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잘 보살펴 달라”고 당부한 뒤에야 파출소로 복귀했다.

최 경위는 “112상황실 이현정 경사와 정철호 경사의 신속한 판단으로 자살기도자의 생명을 구한 것 같다”며 “주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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