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이후를 끌어갈 고쳐쓰는 자본주의 논쟁
선거이후를 끌어갈 고쳐쓰는 자본주의 논쟁
  • 연규민 <칼럼니스트>
  • 승인 2012.12.25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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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규민 <칼럼니스트>

선거 결과를 보고 여러 가지로 놀랐다. 승리한 계층도 놀라기는 마찬가지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점들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높은 투표율, 50대 증가와 20대 감소라는 인구 이동, 숨겨진 표의 성격 등은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다.

성장과 안정을 선택했다는 경제신문의 분석은 옳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성장과 안정을 표방한 정당을 선택하였다.

현재 세계 경기는 1929년 검은 목요일 뉴욕 주식시장 대폭락으로 시작하여 전 세계로 확대된 경제 대공황과 같다. 우리는 중국시장 덕분에 위기를 넘겼을 뿐이다.

하지만 중국 경기도 둔화되기 시작했다. 북한 주민은 부지런하고 언어소통이 가능하다. 낮은 임금의 우수한 노동력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장점 때문에 북한은 우리 경제의 돌파구라고 한다. 현 정권의 대결구도가 변할 수 있을까 걱정이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성장과 안정을 이룰 것으로 믿고 선택했다.

민주당의 선거패배, 달리 말하면 정권교체를 바라는 계층의 실패를 놓고 무척 많은 분석이 있다. 속시원하게 이것이다 하는 것은 없다. 대부분 책임론에 치우친다. 선거 패배로 착잡한 사람들은 민주당과 정권교체를 열망했던 진영의 분열로 새로운 정권의 민영화 기도나 경쟁적 복지도입 등 미국화를 막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한다. 선거과정에서 느낀 점을 언급하는 것조차 수많은 분석 중 하나처럼 또 다른 분열의 씨앗이 될까 두렵다.

새누리당에서는 절박함과 부지런함을 보았다.

상징색과 이름을 바꾸고, 젊은이를 앞세우고, 새벽부터 늦게까지 뛰는 것을 보았다. 민주당에서는 경선 때 보이던 그 열의를 본선 때 보지 못했다. 단일화 외곽에 있던 이들의 관망적 움직임은 답답했다. 구호나 논리는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박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정권교체를 이루는 것이라는 논리조차 막지 못했다.

선거에서 패하고 난 후 그 다음 처리가 중요하다. 여기서도 머뭇거리면 다음 선거도 기대하기 어렵다. 재빠르게 전열을 정비해야 한다.

단일하고 강력한 지도체제를 구축하라. 국민들에게 분명한 정책을 제시하라. 당장 지방선거를 대비한 계획을 세우라. 신자유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정권의 정책방향을 예측하여 국민들의 삶을 지켜낼 방안을 만들라. 그래야만 앞으로 선거에서 참패를 모면한다.

하나 더 주문하고 싶은 것이 있다. 고장난 자본주의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다. 신자유주의와 결합한 자본주의는 그 폐단으로 통제불능 상태가 되었다. 경제민주화라는 구호로 이번 선거에도 등장했지만 후보토론에만 등장했지 국민들 사이에서 폭넓게 자본주의 문제점 전반에 관한 논의로 확산되지 못했다.

금융자본의 통제가 풀린 상황에서 세계경제가 위기를 맞았다. 파생상품을 남발하여 서브프라임(후순위 대출) 사태처럼 경제대란이 발생하였다. 자본주의 경제는 정부의 통제 아래 있지 않으면 계속해서 한 나라의 경제 뿐 아니라 세계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간다. 이 자본주의를 고쳐 쓸 것인지 체제를 근본적으로 새롭게 짜 볼 것인지 논의할 시점에 와 있다.

앞으로 국민적 논의의 주도권을 잡아가길 바란다. 민주당의 새로운 정책을 짜는 과정에 국민들이 논의의 주인공이 되게 하라. 투명성, 시민의 참여와 협력, 새로운 기술의 활용은 시민을 정당의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시키고 협력하게 할 수 있다. 정당의 정책을 국민들에게 쉬 알리고 불안감을 떨치게 한다. 성장과 안정을 표방만 하는 게 아니라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라.

새 정권이 성공한 정권이 되도록 협력하고 견제하라. 실패한 정권의 대안이 아니라 더 믿음직스러워 선택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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