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공룡 잇단 진출…청주상권 '이중고'
유통공룡 잇단 진출…청주상권 '이중고'
  • 오태경 기자
  • 승인 2012.11.1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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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이어 롯데복합쇼핑몰 잇따라 입점

신규 취업·경력사원 대형업체 몰려 '울상'

중소상인 의류매장·음식점 등 매출 피해

현대백화점에 이어 롯데복합쇼핑몰까지 ‘유통공룡’들의 청주진출이 잇따르면서 지역상권의 상인들이 매출 하락 뿐만 아니라 인력난까지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기존에 근무하던 경력직원이 빠져나가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다 신규직원에 대한 채용난까지 이어지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경력직원의 경우 중소매장에서 수 년간 근무하는 등 판매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이런 직원을 잃은 매장의 타격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8월 청주 복대동에 충청점을 오픈했다. 이어 지난 9일에는 현대백화점에서 불과 200여m 남 거리에 롯데복합쇼핑몰이 오픈했다.

급여와 복리후생 등 근무여건이 좋은 대기업 유통업체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신규취업 희망자 뿐만 아니라 다른 매장에서 근무하던 경력사원까지 대형유통업체로 몰리고 있어 지역상인들은 매출하락 뿐만 아니라 인력난까지 고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청주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과 롯데쇼핑몰의 청주 진출로 3000여명의 고용효과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같이 취업난이 심각한 시대에 대형유통업체로 인한 고용효과 창출은 분명 좋은 현상이지만 그 이면에는 힘없는 중소상인들의 보이지 않는 피해가 적지 않다.

성안길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A씨(45)는 수년간 근무했던 직원이 최근 갑자기 일을 그만 둬 곤혹을 치렀다.

A씨는 “굉장히 성실했던 직원이었는데 특별한 이유도 없이 갑자기 그만두는 바람에 당황했다”며 “어찌된 일인지 알아보니 현대백화점으로 이직한 것 같더라”며 서운해 했다.

A씨는 이어 “유능한 직원이 갑자기 빠지면서 매출에까지 직접적인 타격이 심하다”며 “안그래도 대형업체들 때문에 매출이 떨어지는데 인력문제에서도 피해가 생기니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의류매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 곳곳의 식당가에도 인력난의 여파가 몰아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렵지 않게 직원을 구할 수 있었지만 최근 들어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여서 인력이 필요한 상인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복대동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B씨(59·여)는 최근 직원 2명이 새로 오픈하는 대형마트에서 일하기로 했다며 갑자기 일을 그만두는 바람에 식당운영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B씨는 새로 사람을 뽑기 위해 매장 전면과 생활광고지에 구인광고를 냈지만 한 달이 넘도록 지원자가 없는 상황이다.

B씨는 “이곳에서 10년째 식당운영을 하고 있지만 이번처럼 사람이 구해지지 않기는 처음”이라며 “예전에는 너무 여러사람이 지원해 면접을 보고 사람을 뽑기도 했는데 지금은 지원자가 없어도 너무 없다. 다들 현대백화점 식당가나 롯데마트로 간 모양”이라며 푸념했다.

복대동에서 분식매장을 하며 배달까지 한다는 C씨(37)의 경우 사정은 더 심각하다.

배달직원에 주방직원까지 뽑아야 하지만 아직 한 명도 구하지 못해 직접 다 맡아 하다보니 일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C씨는 “주문전화 받고 음식 만들고 배달까지 내가 다해야 하다보니 배달이 늦어지기가 일쑤고 그러다보니 손님들이 짜증내는 경우도 많아졌다”며 “이런 애로사항이 결국 매출로 이어지기 때문에 하루빨리 사람을 구해야 하는데 현대백화점이랑 롯데마트가 들어온다고 한 뒤부터는 사람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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