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홀대받는 한국의 순수과학이 인정받는 나라 미국 (2)
<12>홀대받는 한국의 순수과학이 인정받는 나라 미국 (2)
  • 전영순 <수필가>
  • 승인 2012.11.0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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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순의 미국에서 온 편지
"Science is People"건강한 삶, 기초과학 바탕돼야

전영순 <수필가>

첨단과학에 의존만 할 게 아니라
생존문제 달린 순수과학 짚어봐야
美 실내 실험보다 현장 연구 인정
농업분야 등 새 품종 개발 중요시

수필가 전영순씨는 로스캐롤라이에 거주하며 외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다국민들의 동호 모임과 봉사활동, 생활모습을 한 달에 한 번 소개한다.

우리는 눈앞에 보이는 이익과 쉽게 성취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인간이 개발한 첨단기술로 물질적인 삶의 풍요와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첨단기술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능력의 한계를 넘어서 우리를 지배하고 무력하게 만든다. 겉으로 보기에는 인간이 기계를 지배하는 것같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인간이 기계에 의존하면서 인간이 지니고 있는 탁월한 능력이 쇠퇴함과 동시에 지배를 당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 우리가 첨단 과학에 의존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존문제가 달린 순수과학에 대해 한번 짚고 넘어가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지금은 미국 내에서도 유전자를 사용하지 않은 연구가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실내에서 실험하는 연구자보다 현장에서 연구하는 연구자를 인정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작물분야는 때와 장소에 따라 일정한 기간에 수확해야 한다. 한 여름 푹푹 찌는 땡볕 아래서 연구를 해야 하는 작물도 있다. 농업분야는 현장에서 땅과 호흡하며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가지 예를 들면 Major Goodman 교수는 75살 된 옥수수 육종학자(Breeder)인데 실내에서 연구하는 교수들 보다 2배 이상의 월급을 받고 있다. 물론 학문을 돈으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려주는 예라 할 수 있다.

육종은 우리 생명을 담보로 하는 중대사인 만큼 신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음식으로 장난하는 사람은 절대 구제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의식주를 무시하고서는 살아갈 수 없다. 우리 입으로 들어가는 食이야말로 우리의 몸을 지탱하는 지렛대다. 그만큼 농산물은 없어서는 안 될 귀중품이다.

첨단과학 또한 현재나 후대에 필요한 학문이다.

최근 연구동향이나 투자부분을 보면 순수과학보다는 첨단과학기술분야에 지나치리만큼 치우쳐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추세이다 보니 자라나는 청소년이나 연구자들은 순수과학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 기초과학(基礎科學, Fundamental science 또는 Basic science)은 공학이나 응용과학과는 달리 영리 활동을 목적에 두지 않고, 순수한 지적 호기심에서 나오는 진리 탐구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순수과학(純粹科學, Pure science)이니만큼 연구자의 뚝심을 필요로 하는 학문이다.

국제과학기술 컨퍼런스에서는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이란 주제발표가 있었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앨런 맥디아미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과학기술의 발전은 사람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했다. 즉 ‘과학은 사람(Science is People)’이란 말과 일맥상통한다.

첨단과학이 중요한 만큼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가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기초과학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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