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력은 낮에 집중… 범죄는 심야에 기승
경찰력은 낮에 집중… 범죄는 심야에 기승
  • 송근섭 기자
  • 승인 2012.10.30 2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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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범죄 발생 최다 시간대
형사 4~5명만 당직 근무

범죄예방·신속대처 어려워

비현실적 시스템 고충 토로

최근 강력범죄가 심야시간대에 집중 발생하고 있지만 경찰 근무편성은 낮에 집중돼 있어 치안 공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경찰청의 ‘2008년~2012년 상반기 5대 범죄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모두 262만9460건의 범죄가 발생했다.

시간대별로 살펴보면 새벽 12시부터 오전 4시까지 79만여건이 발생해 심야시간대 5대 범죄 발생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24시간 영업 업소가 점차 늘어남에 따라 이같은 문제는 더 심각해 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여종업원이 살해된 청주 음식점의 경우도 24시간 영업이었고, 범죄 발생 시각도 오전 5시 50분으로 새벽이었다. 또 29일에는 24시간 영업 식당만을 골라 금품을 훔친 20대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대체로 24시간 영업 업소는 종업원 혼자 근무하는 경우가 많고, 손님이 뜸한 심야나 새벽시간대에는 긴장을 풀고 휴식을 취하는 등 범죄 취약점이 많이 노출된다.

강도나 절도 뿐만 아니라 폭행, 강간, 살인 등 범죄도 낮 시간 보다는 심야시간대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이처럼 심야시간대 치안 문제가 대두되고 있음에도 경찰 근무시스템은 개선될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지구대를 제외한 경찰서내 근무자 대부분이 낮에 활동하고, 범죄 취약시간대인 오후 6시~다음날 오전 9시까지는 각 과별 당직팀 인력만 가동된다.

게다가 5대 범죄를 다루는 형사들의 경우 4~5명이 심야시간대 당직근무를 하면서 전체 관할지역 사건을 맡는다.

범죄 예방이나 수사 활동은 고사하고 심야시간대 발생하는 사건 처리만으로도 벅찬 경우가 적지 않다.

이처럼 수십년간 지속된 비현실적 근무시스템과 인력 부족 등으로 치안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아 경찰 내부에서도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현재 시스템으로는 강력범죄 예방이나 조기 해결에 여러 문제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인력을 확충해 심야시간대 치안 강화 등 현실적인 대책을 지휘부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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