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47억 떼일라" 조합원들 집단반발
"거래대금 47억 떼일라" 조합원들 집단반발
  • 권혁두 기자
  • 승인 2012.10.22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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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영동축협 비대위 구성
본점 방문… 회수대책 촉구

관계자 엄중문책 요구도

속보=47억원대 축산물 납품 대금을 떼일 위기에 놓인 옥천영동축협(조합장 정영철) 조합원들이 대금 회수대책과 관계자 문책을 요구하며 집단 반발에 나섰다.

비상대책위원회(가칭)를 구성한 이 축협 조합원들은 22일 영동읍 계산리 본점을 항의 방문해 출입문 등에 대자보를 붙이고 정 조합장을 만나 대책을 촉구했다.

이들은 "조합이 전체 자본금의 절반이 넘는 납품대금 47억원을 받지 못해 파산할 위기에 놓였는데도 책임지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당장 긴급 이사회를 열어 미수금 회수 대책을 내놓고 관계자도 엄중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옥천영동축협은 지난 6∼8월 경기도 양평군이 출자해 설립한 양평지방공사에 소·돼지고기 47억원어치를 납품한 후 대금을 한푼도 받지 못했다.

축협은 지난달 20일 청주지법에 양평지방공사를 상대로 납품대금 지급명령 신청을 제기했지만 양평공사는 "거래는 물론 계약을 한 적도 없다"며 옥천영동축협을 사기로 고발했다.

지역에서는 축협이 이달 초 직위해제된 양평지방공사 정모 전 사장에게 사기를 당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돌고있다.

정 전 사장은 또 다른 식품 납품업자에게 사기를 당해 문책성 해임을 당하고 검찰 조사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옥천영동축협이 이 사기극에 말린 것이고, 소송이 진행되면 양평공사 측이 정 전 사장이 개인 자격으로 축협과 계약해 납품을 받은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축협이 47억원 전액을 떼이는 최악의 상황까지 우려되자 이날 조합원들의 집단행동이 터졌다.

조합원 대표인 고훈창씨(54)는 "축협의 경영진이 이사회 승인도 받지 않고 47억원이나 되는 큰 거래를 한 데다, 돈을 떼일 위기에서도 거래 책임자들이 버젓이 월급을 받으며 근무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경영진이 납득할 만한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조합원 규탄대회를 열고, 출자금과 예금인출에 나서는 등 자구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날 조합원들을 만난 정 조합장은 "직원 문책보다 대금 회수가 급하다고 판단해 징계를 미뤄왔으나 다음달 초 이사회를 소집해 이 문제를 다루겠다"며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달라"고 요청했다.

농협 충북본부도 이 축협의 축산물 거래와 관련해 감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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