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만 파준다? 단속 비웃는 신·변종 퇴폐업소
귀만 파준다? 단속 비웃는 신·변종 퇴폐업소
  • 송근섭 기자
  • 승인 2012.07.04 2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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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경찰청 풍속업소 단속 강화에도 활개 여전
유사성행위 홍보 늘고 적발 어려워… 대책 절실

충북지방경찰청이 지난 5월부터 풍속업소 광역단속팀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지만 유사성행위나 퇴폐변질 우려가 있는 업소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 일부 업소에서는 버젓이 불법 행위가 자행되고 있음에도 경찰은 법적 근거 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실질적인 단속에 나서지 못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단속팀은 현재까지 사행성 게임장 4곳, 노래연습장 등 불법 업소 6곳을 적발해 20명을 검거했다. 성매매나 유사성행위 등은 단 한 건도 적발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단속 초기에는 서민 피해가 집중되는 사행성 게임장을 적발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이 다른 부분에 단속을 집중하는 사이 유사성행위 등 신변종 업소들은 오히려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 풍속업소 광역단속의 취지마저 무색케 하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에서 운영 중인 한 유사성행위 업소는 인근 유흥가 밀집지역마다 자극적인 문구가 담긴 명함형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다. 해당 업소 업주는 "4만5000원에 실제 성관계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사성행위가 가능하다"며 "가경동 주민센터 인근에 'C00'간판을 보고 들어오시면 된다"고 귀뜸했다.

유사성행위가 이뤄지는 장소는 평범한 호프집 간판을 내건 채 성업 중이었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눈속임을 하고 있지만, 홍보 전단을 보고 걸려온 전화에는 흔쾌히 장소와 유사성행위 내용을 설명했다.

이 곳은 주민센터와 2~30m 거리에 있을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도 불과 300여m 거리에 위치해 있다. 당연히 업소 주변에도 전단을 뿌려 이 곳을 지나는 청소년들이 그릇된 호기심을 가질 소지도 충분했다.

또다른 유사성행위 업소는 청주흥덕경찰서 복대지구대에서 불과 100여m 떨어진 곳에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사실을 아는 인근 주민들은 당연히 경찰의 단속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귀 청소방'이라는 신종업소에 대한 변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업소는 단순히 젊은 여성이 귀 청소를 대신 해주는 서비스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단속을 피해 성매매도 가능하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해당 업소는 이러한 사회적 우려를 즐기기라도 하듯 거리마다 '국내 최초 코스프레식 귀 청소방, 방송·신문서 화제'라는 홍보 현수막을 걸고 있다.

단속팀은 앞으로 유사성행위 등 퇴폐·변질 풍속업소에 대해서도 단속을 강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실제 적발에는 어려움도 예상된다.

대부분 서비스업종이나 자유업종으로 등록한 데다가, 단속을 피하기 위해 현금 결제를 유도하고 실제 음란행위가 적발되지 않으면 발뺌을 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퇴폐·변질 풍속업소는 법을 교묘히 악용하기 때문에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며 "지난 2월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발효됐지만 더 강력한 처벌 근거가 아쉬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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