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는 없다"… 아저씨들의 반격
"스타는 없다"… 아저씨들의 반격
  • 노컷뉴스 기자
  • 승인 2012.06.26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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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주·김상중 SBS '추적자'
'땜방' 작품서 '대박' 작품으로

탄탄한 대본·사회성·연기력 …

시청자, 두 배우 진검승부 집중

요즘 안방극장은 그야말로 풍년이다. 원조 꽃미남스타 장동건이 12년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왔고 한류스타 송승헌도 소지섭도 공유도 왔다. 무대를 휘젓고 다니던 아이돌스타들은 약방의 감초처럼 웬만한 드라마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 어느 때와 비교해도 빠지지 않는 화려한 라인업 속에 숨은 보석같은 드라마가 등장했다. 40대 아저씨 손현주와 김상중을 전면에 내세운 SBS 월화드라마 '추적자'가 바로 그것. '추적자'는 몇천만원의 개런티를 받는 톱스타가 주인공을 맡지도, 그 흔한 아이돌스타 한 명이 등장하지도 않지만 웰메이드 드라마로 평가받으며 안방극장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추적자'는 딸을 잃은 아버지가 복수를 위해 돈을 가진 재벌, 그리고 권력을 손에 쥔 정치인과 맞서는 범죄수사극이다.

사실 '추적자'는 초기 제작단계만 해도 그리 큰 기대작은 아니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SBS가 준비 중이던 작품이 엎어지면서 대체된 소위 '땜빵' 작품이었다. 다른 작품과 비교해 제작비도 절반 수준이다.

그런데 그런 작품이 대박을 터뜨렸다. 시청률(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결과, 25일 방송분에서 12.4%를 기록했다)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시청자들의 반응만큼은 50% 국민드라마 못지않다.

탄탄한 대본, 박진감 넘치는 연출, 사회성 짙은 소재에 대선이라는 시의적절한 타이밍까지. '추적자'가 명품 드라마라고 평가받기 위해 모든 것이 맞아떨어졌지만 그 중 시청자를 압도하는 첫번째는 단연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딸과 아내를 잃고 믿어왔던 동지들에게 하나둘씩 배신을 당하면서 점점 더 이를 갈수밖에 없는 손현주(백홍석 역)와 목표를 위해 살인 따위는 작은 장애물정도로 생각하는 김상중(강동윤 역). 이들의 연기대결을 보고있노라면 절로 숨이 막힌다

비록 복수를 위해 사람까지 죽였지만 그만큼 가족이 절실했던 손현주의 눈빛은 그 누구보다 진지하다. 힘과 권력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약한 존재라는 사실에 절망하지만, 그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아버지'란 사실에 시청자들은 함께 분노하고 함께 눈물을 흘린다.

반면 김상중은 소름끼칠 정도로 차가운 카리스마로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아내와 그의 내연남을 이용해서라도 권력을 손에 쥐고자 하는 정치인 김상중은 한없이 강한 존재지만, 돈과 권력을 지닌 또 다른 누군가의 앞에서는 약자가 되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손현주와 김상중. 물론 이 두 배우는 그동안 수많은 작품을 통해 이미 연기력을 인정받아온 '연기의 달인'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현주와 김상중은 '추적자'를 통해 재발견되고 있다.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버지, 혹은 주인공을 도와주는 조력자나 곤경에 빠뜨리는 악역으로써가 아닌 오롯한 손현주 그리고 김상중으로 말이다.

걸출한 두 배우의 진검승부를 맛볼 수 있어 반갑다. 또한 이 두 배우의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판을 깔아준 드라마 '추적자' 또한 반가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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