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공정방송위 설치 등도 가시적 성과
새노조 파업의 가장 가시적인 성과로는 '대선공정방송위원회' 설치가 꼽힌다. 특히 대선공방위의 노사 대표가 새노조 위원장과 KBS 사장이라는 점에서 위상을 높였다. 지금까지 KBS에는 사장이 대표로 참여하는 노사 협의체는 없었다. 대선공방위는 이들을 대표로 해 각각 5명씩 노사 동수가 참여한다. 공방위의 구성 시점을 모호하게 규정하지 않고 8월 1일로 못 박아 기구의 강제성도 높였다.
그러나 대선공방위의 권한, 의사결정 방식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아 앞으로 노사 협의가 주목된다. 공방위의 역할에 의문을 표시하는 의견도 있다. KBS는 이미 공정보도를 위한 기구 및 제도가 어느 언론사보다 잘 마련돼 있다는 평이다. 그런데도 공정방송 논란이 생기는 것은 보도국 간부들의 실천 의지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사장이 참여해 기구의 위상은 높였지만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지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도적인 측면보다는 새노조 조합원들의 정신적인 각성이 가장 큰 결과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새노조 조합원들은 언론사 연대 파업 국면에서 KBS가 제일 먼저 파업을 정리하게 된 데 대한 부담도 느끼고 있다.
그러나 대선이 다가오는 마당에 최대 공영방송으로서 현업에서 공정보도를 실현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내부 지적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의 비리 의혹, 사장 연임 문제, 임단협 결렬 등 다른 언론사의 파업에 비해 쟁점이 상대적으로 구체적이거나 확산되지 않아 장기화될수록 소모전이 될 수밖에 없는 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8월 이사회가 교체되는 데다가 임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김인규 사장이 이후 개인 전망은 둘째 치고 일단 무난하게 마무리를 하고 싶다는 의지도 강했다는 후문이다. 실제 김 사장은 파업 이후 임원회의 때마다 "원칙은 지키되 대화 문은 열어놓고 계속 설득하라"고 주문하면서 일부 간부들이 주장한 강공책에 손을 들어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노사 합의사항에는 없으나 징계 최소화 문제도 김 사장이 이전부터 의지를 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 © 충청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