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발전 위해…욕먹는 일 감수
학교발전 위해…욕먹는 일 감수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2.06.10 2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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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규 총장 체제 1년 … 충청대의 변화는
취임후 조직 슬림화 … 인력 활용 효율 극대화

실천 가능한 액션플랜 통한 법인 정상화 올인

"총장이 일하려고 하면 무수히 많고, 안 하려고 하면 이만큼 편한 자리가 없다. 좋은 총장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보다 학교 발전을 위해서라면 욕먹는 총장이 낫다는 생각으로 1년을 보냈다"

충청대학교 유선규 총장이 취임 1년을 맞으면서 밝힌 소회다.

지난해 취임 당시만 해도 학교법인의 문제로 대학 위기라는 말까지 나왔다. 취임사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던 1년 전 약속을 유 총장은 1년 동안 욕 얻어먹으면서 추진했다고 털어놓았다.

유 총장이 취임 후 가장 먼저 시행한 정책이 일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조직 슬림화였다.

유 총장은 "대학의 위기 환경 속에서 조직 운영의 효율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취임 후 대학의 각종 실태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대학 운영 시스템으로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음을 느껴 조직 슬림화를 통해 인력 활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고 밝혔다.

110명이었던 일반직은 68명으로 줄였다. 연한이 되면 자동으로 승진하는 자동승진제도도 없앴다. 교수 132명 중 절반이 넘는 72명이 보직이었던 제도도 57명으로 대폭 줄였다. 수업을 꺼리는 교수는 대학발전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학평가와 교수들에게 긴장감을 주기 위해 대학 건물 안에 전체 학과별, 연도별 취업률 게시는 물론 총장실에도 학과별 취업률을 붙여놓았다. 취업률을 게시하면서 교수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유 총장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유 총장은 "교수들이 기분 좋으라고 학교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라며 "교수들이 부담을 갖고 학생들의 취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수들이 학생 이름을 외우고, 이름을 불러주며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대해주면 취업률은 높아지고 재학생이 학교를 떠나는 이탈률은 줄어들 것"이라며 "지금 당장 힘들다고 학교와 학생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지 않으면 5~10년 뒤에 피눈물을 흘리게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욕 얻어 먹으면서도 여러 정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유 총장은 마스터 플랜을 세우지 않는다. 실천할 수 없는 큰 계획보다 매년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액션 플랜이 중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교수들에게 "방학 때 놀지 마라" "출장비 아끼지 마라" "학생 이름 외워라"라고 말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관료 시절 유 총장에게 욕을 얻어먹으면 승진한다는 말처럼 충청대 교직원들도 그동안 유 총장으로부터 많은 욕을 들어야 했다.

그는 "아끼고, 내 사람이다 싶은 사람에게만 욕을 한다"며 "좋은 총장 소리 듣는 것은 직무유기이자 학교가 망하는 지름길인 만큼 학교를 위해 욕먹는 총장으로 임기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올 한해 학교 법인 정상화를 시키는 게 목표라는 유 총장은, 학생이 머물고 싶은 캠퍼스, 집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더 편안한 도서관을 조성해 감동을 주고 싶은 게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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