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홍수저감시설이 필요할 때
도심의 홍수저감시설이 필요할 때
  • 맹승진 <충북대 지역건설공학과 교수>
  • 승인 2012.05.28 21: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별기고
맹승진 <충북대 지역건설공학과 교수>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가 이슈화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기후변화의 원인은 이산화탄소, 메탄 등과 같은 온실가스로 인한 전 지구의 기온 상승이 주된 원인이다.

우리나라는 기상관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960년대를 기준으로 현재까지 약 1.7℃ 상승하였다고 한다.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위기가 도래하기 전에 전조증상이라는 것이 있다. 자연재해 중에서 특히 홍수와 같은 수해의 전조증상이 바로 온도 상승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최근 시간당 30mm 이상의 국지적인 집중호우의 횟수가 지난 30년 동안 증가 추세에 있으며 2011년에는 그 횟수가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충청지역은 집중호우로부터 안전한 지대인가? 2008년 7월 19일 새벽 태풍 '갈매기'의 영향으로 청주지역에 전국최고인 200mm에 가까운 폭우가 쏟아지면서 시내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속출하였다. 이날 내린 비로 청주시 흥덕구 서촌동, 운천동, 송절동, 복대동, 사천동, 외평동, 문암동, 용담동 등에서 수십 가구가 침수되어 주민들이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하였다. 뿐만 아니라 괴산, 진천, 음성 등은 농경지 수십 ha가 침수되는 피해를 겪었다.

서울, 청주와 같은 도심의 홍수는 도시에 설치된 하수관거의 설계기준을 초과하는 집중호우가 주된 원인이다. 이로 인한 피해를 없애기 위해 도시의 하수관거를 지금보다 크게 바꾼다는 것은 막대한 예산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이다. 그러면 이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가 과거 침수피해가 발생하였거나 침수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지역에 우수 저류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다. 우수 저류시설은 방재 선진국이라 불리는 일본에서 매우 효과적으로 홍수 피해를 저감시킨 실증된 시설이다. 우수 저류시설은 집중호우로 인해 발생하는 도심의 첨두유출량을 낮춰 침수피해를 저감시키는 시설로 도시 홍수에 대비한 매우 유익한 시설물이다.

청주시에서는 1987년, 2004년 집중호우 시 우수배제 불량으로 주택과 상가 침수피해가 발생한 곳인 내덕지구에 총사업비 104억여 원을 들여 내덕동 옛 MBC 앞에 2만㎡ 규모의 우수 저류시설인 지하 저류조를 설치하는 공사를 시행하기로 하였다. 이 시설의 설치로 인해 기존 5~10년 빈도보다 상향된 50년 빈도의 집중호우에도 침수피해를 겪지 않게 될 것이다. 또한, 시에서는 상습침수 지역 6곳을 선정하여 우수 저류 시설을 순차적으로 설치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우수 저류 시설인 지하 저류조는 지하에 건설되기 때문에 완공 후 시공 전과 같은 모습으로 홍수 피해를 저감시키는 매우 인상적인 형태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우수 저류시설을 갖추기 위한 과정에는 많은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다. 예를 들면 교통 소통, 지역주민의 생활권 등 민생에 관한 사항이 대부분일 것이다. 따라서 청주시에서는 이에 대한 세밀한 대책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며, 지역주민은 이러한 시의 정책과 대책에 적극 협조하여야 할 것이다. 홍수로 인한 피해는 남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며, 생명과 관련된 사항임을 명심하여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