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는 '전문병원' 충북도는 '대형병원'
세종시는 '전문병원' 충북도는 '대형병원'
  • 천영준 기자
  • 승인 2012.05.1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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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지자체 의료기관 유치 방향 합의점 도출
도, 오송 역세권 영리병원 건립 방안도 제시

충북도가 공을 들여온 대형병원 유치에 세종시가 뒤늦게 뛰어들며 한때 경쟁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양 지자체가 협의를 통해 교통정리를 하며 도는 한시름을 덜게 됐다.

의료권 확립을 위해 대형병원 유치에 나선 세종시는 전문병원 유치로 방향을 수정했다. 각종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오송과 경쟁할 경우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도에 따르면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가 결정된 이후 삼성병원, 현대아산병원 등 국내 굴지의 병원 유치에 적극 나섰다. 지난해 초에는 이시종 지사가 직접 대형병원들을 잇따라 방문하기도 했다. 첨복단지 성공 여부를 가늠할 '전문임상시험센터'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도가 대형병원 유치에 사활을 건 것은 국립암센터 분원 건립이 무산될 경우를 대비한 차원에서 진행됐다. 실제 올해 초 분원 유치가 무산되면서 대형병원 유치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세종시가 지난 11일 서울에서 의료기관 유치 설명회를 갖는 등 대형병원 유치에 나서 도를 긴장시켰다.

당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세종시내 3곳(20만㎡)에 의료기관을 설립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분양에 들어갈 1-4생활권 1-1의료용지는 3만6000㎡로 1㎡당 70~80만원에서 공급한다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설명회에 참석한 의료기관들은 현재 정주인구가 적어 조기 입주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도는 세종시와 업무 협의를 통해 세종시가 전문병원 유치로 방향을 선회토록 했다.

이처럼 세종시가 대형병원이 아닌 전문병원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은 오송과 달리 각종 인센티브가 없다는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오송에는 첨복단지가 입주해 대형병원이 들어서면 부지대금의 25% 충북도 지원, 각종 세제 감면 및 첨복단지 특별법에 따라 각종 특례가 주어진다.

여기에 오송역에서 세종시까지 10분 정도의 거리여서 굳이 대형병원을 유치할 필요성이 떨어진다. 이에 양 지자체는 협의를 통해 오송지역에는 종합병원, 세종시에는 전문병원(보건복지부 선정 99곳)으로 유치 전략을 새롭게 짠 것이다.

도는 이 같은 결정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대형병원 유치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임상시험센터만을 위한 종합병원 유치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 하에 개발 예정인 오송 역세권 등에 영리병원을 함께 건립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도는 오송 첨복단지내 부지의 1차 분양이 성공을 거둔 만큼 올 하반기 중에는 어느 정도 대형병원 유치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차에서는 화상 전문병원인 ㈜베스티안 등 11개 업체가 입주하며 성공적인 분양을 마쳤다.

도 관계자는 "세종시가 의료권 확립을 위해 대형병원 유치에 나서며 경쟁이 불가피했으나 업무 협의를 통해 입장이 정리돼 다행"이라며 "올 하반기에는 대형병원 유치가 결실을 맺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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