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선진지 시찰을 마치며
<5> 선진지 시찰을 마치며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05.10 2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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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일 가나자와에서 청주의 미래를 보다
예산확보 우선 과제… 지역 역사문화자원 발굴해야

옛 연초제조창 활용 행정적 뒷받침·시민 참여 필요

구도심 활성화 정책·자전거 여행상품 등도 인상적

앞에서 창조도시, 문화도시로 전환해 성공 사례를 남긴 일본 가나자와 시의 정책이나 현장을 관심있게 살펴보았다.

예술현장과 녹색도시로의 두 주제를 전통과 현대라는 조화로 가꿔나가고 있는 가나자와시는 행정적 뒷받침 외에도 시민의 적극 참여와 지지가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보여진다.

특히 방적공장을 활용해 시민예술촌으로 조성한 사례를 현재 청주 옛 연초제조창 활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청주시로썬 마케팅 사례로 눈여겨 볼 것이 많다.

도시의 역사, 건축물의 역사에 대한 기억을 담아내면서도 현대적 미감을 살린 방적공장은 생산이란 하위 개념에서 창조라는 상위 개념으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비슷한 규모의 부지와 건축물을 보유한 청주시 옛 연초제조창에 대한 활용안과 문화공간으로의 가능성을 미리 진단할 수 있는 이웃 모델이기도 하다.

현재 옛 연초제조창 활용안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도출되고 있다.

복합문화공간이라는 큰 틀에서 예술인을 위한 전용공간, 공예 클러스터, 시민예술공간, 국립현대미술관 분원 유치, 예술도서관, 문화예술체험장 등 담고 싶은 것들이 그야말로 줄 서 있다.

이러한 요구와 의견이 합리적으로 모아져 공간이 잘 활용되기 위해선 선행되어야 할 여러 조건들이 있다.

그 중 지방자치단체의 의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시민예술촌의 한해 예산 90%가 시에서 지원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목적과 지속성에 맞는 투자와 예산이 부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 가나자와 시 역시 예산 확보에 고민이 크다. 지속적인 예산 투입으로 운영하다보니 관광수입 등 지자체의 수입원이 고갈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창조해야 하는 부담에 부닥치고 있다.

개관 10년에 접어들고 있는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도 관람객이 줄고 있어 대안이 필요한 실정이다.

그래서 가나자와 시의 문화정책이 성공이라는 이름으로 완결되어지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이제 문화예술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청주시의 우선 과제도 예산이 아닐 수 없다. 활용안 못지 않게 재원 마련방안도 논의의 탁자에 올려놓아야 할 때다.

도심의 흉물이었던 옛 연초제조창을 지역의 문화자원으로 멋지게 만들어내기 위한 전략을 기대해 본다.

문화정책과 더불어 가나자와시의 구도심 재생의 하나인 도로 정책도 인상적이었다.

2006년까지 3차에 걸친 기본계획을 세워 상업, 업무, 정주 기능을 중심으로 구도심 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구도심 활성화 정책 중에 눈에 띄는 사업은 가나자와 플랫버스다. 플랫버스는 1999년 운행을 시작한 커뮤니티 버스로서, 시민이 편안히 쇼핑이나 산보를 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고령자가 이용하기 편하도록 만든 버스다.

이 버스는 시버스가 왕래하지 못하는 골목길을 연결해 100엔이라는 싼 요금으로 운행을 하며, 재래시장의 활성화와 고령자 복지라는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다.

또 고물가 시대에 서민들이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도로 정책은 경제적 개념 외에도 환경적 차원에서 적극 권장 할 만하다.

좁은 도로에도 자전거 도로를 조성해 이용자의 안전을 보호하고, 지하철과 도심 곳곳에 자전거 거치대를 마련해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가나자와의 도시 특성으로 인식되며 자전거 투어를 여행상품으로 활용하고 있다.

예술과 자전거로 대비될 만큼 가나자와 시의 정책은 '시민이 행복한'이 기치다.

하지만 타인의 성공이 우리의 사례가 될 수는 없다. 더구나 뒤를 쫓아가는 도시 경영은 청주만의 특색을 살리지 못하고 예산 낭비 속에 사장될 수 있다.

이제 창조도시, 문화도시로 발길을 전환하고 있는 청주시가 도시문화예술정책에서 청주만의 역사문화 자원을 발굴해 부각시켜야 하는 큰 과제를 안고 있다.

문화예술을 필두로 시민이 행복한 청주 만들기를 기대해 본다.<끝>


◈ "지역창생 문화전략 주목해야"

강형기 충북대 교수

강형기 충북대학교 교수는 일본 가나자와 시찰에 나선 이유에서 "창조도시라는 메타포야 말로 도시경영과 재정상태가 절망적인 상황에서 생성된 것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변용시키려는 지역창생의 문화전략이다"며 "이런 점에서 일본의 가나자와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강 교수는 또 "가나자와시는 도시계획과 문화정책 그리고 산업정책을 통합해 문화의 공간전략을 명확히 하고 있는 아시아권의 대표적 문화도시다"면서 "단순히 역사와 전통을 보존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보존과 개발의 조화를 통해 시대를 거듭하면서 부가가치를 증대시키고 지역 내에서의 경제가 순환하도록 하여 자립성 높은 도시경제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자치단체들은 글로벌화의 물결 속에서 제조업의 쇠퇴와 고용의 상실 그리고 도시 중심부의 침체에 직면한 우리의 도시들은 이제 지역의 고유산업과 문화를 활용해 새로운 희망을 연출해야 한다"며 "지역의 고유자원을 새로운 창조의 기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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