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통과 현대의 조화·예술로 꿈꾸는 도시
<1> 전통과 현대의 조화·예술로 꿈꾸는 도시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04.12 2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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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일 가나자와에서 청주의 미래를 보다
'과거와 더해진 현재' 찬란한 문화 꽃 피우다

지역 자연환경·유휴공간 등 예술의장으로 이용
시민·예술가·정책 결합 … 도시 발전 큰 원동력
청주 옛연초제조창 활용안 등 본보기로 삼아야

지난달 25일부터 4일 동안 충북문화재단 주관으로 관계공무원과 시민 30여명은 문화도시 일본 가나자와 시찰을 가졌다. 이번 시찰은 도시의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글로벌화의 물결 속에서 지역의 고유산업과 문화를 활용하기 위한 문화전략 차원에서 이뤄졌다.

일본 가나자와시는 전통과 현대라는 조화 속에 예술과 도시행정에 모범적 선례를 남긴 도시다. 이에 예술도시 가나자와와 자전거도로를 활용한 가나자와, 자원봉사체제 등 5회에 걸쳐 조명, 청주의 창조도시 전환 가능성을 진단해 본다.

2009년 유네스코 창조도시 네트워크의 공예분야에 등록된 일본의 가나자와시(金澤市)는 도시계획과 문화정책 그리고 산업정책을 통합해 운용하는 아시아권의 대표적 문화도시다.

인구 약 46만인 가나자와시는 일본 고유의 품격을 느낄 수 있는 시가지와 전통공예로 대표되는 생활문화 및 산업을 기반으로 새로운 산업의 창출을 착실하게 전개하고 있다.

가나자와는 단순히 역사와 전통을 보존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보존과 개발의 조화'를 통해 시대를 거듭하면서 새로움을 더해가고 있다. 이는 새로운 문화를 정착시키려는 시와 시민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가나자와의 문화정책은 가나자와에 부족한 문화를 새롭게 보완하려는 역발상에 의해 다양한 문화의 융합이 되었다.

또한 지역의 자연환경과 장인을 활용해 전통산업으로 발전시키고, 도심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시민이 행복한 도시로 만들고 있다. 시민이 행복하기 위한 정책은 예술로 꿈꾸는 도시를 창조하며 시민예술의 장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 시민을 위한 시설, 시민예술촌

시민예술촌은 그야말로 시민들의 예술활동을 지원하는 곳이다. 청주 옛 연초제조창 규모인 이곳은 예술촌으로 조성하기 전까지만 해도 사용처 없이 방치된 방적공장이었다.

가나자와시는 1993년에 방적공장의 이전 부지 약 9.7ha를 취득, 이를 모두 철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야마데 시장이 이곳을 방문하면서 다이쇼(大正) 시대에서 쇼와(昭和) 초기에 세워진 7동의 빨간 벽돌 창고 총4,322㎡를 재활용 하는 계획으로 바꿨다. 문화산업이 지역 경제활성화라는 연결고리로 맞물리면서 철거계획이었던 방적공장은 1996년에 시민예술촌으로 거듭났다.

방직공장의 빈 창고는 역사성을 근거로 한 재활용을 목표로 삼았다. 옛 건물을 최대한 살리면서 리모델링으로 현대화한 방직공장은 연극무대로, 음악실로, 전시장으로 변신하며 시민 아마추어 예술가들의 거점으로 재탄생된 것이다.

'시민이 행복한'이란 원칙은 시민예술촌의 운영 원칙이다.

그래서 이곳 시설물은 예약을 통해 누구나 원하는 이들에게 24시간 연중무휴로 대여한다. 비용 역시 6시간에 1000엔, 음악 스튜디오의 경우는 2시간에 300엔이라는 저렴한 요금에 제공함으로써 시민을 위한 가나자와시의 문화정책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시민예술촌 단장은 "이곳은 수익이 목적이 아니라 시민들이 예술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문화공간이다"며 "상품 판매도 일체 없으며, 운영기금은 시에서 90%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찰단이 공간을 둘러보던 중 음악실에선 2~30대 주부들의 음악연습이 한창이었다. 연습실에는 아이를 대동한 주부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아이를 안고, 업고 연습하는 주부들의 낯선 모습에 시민예술의 행복을 눈으로 확인하며 감동을 받았다.

◇ 전문 예술인을 위한 우타츠야마(卯辰山) 공예공방

우타츠야마(卯辰山) 공예공방은 전문예술인들을 위한 공간이다. 레지던스 프로그램처럼 운영되고 있는 이곳은 1999년 가나자와 시제 10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가나자와 전통공예의 계승과 발전을 위하여 공예의 종합기관으로써 설립됐다.

이 공방은 전문 예술인을 육성하고, 보여주고, 참가한다는 3가지의 기본테마 속에 시대변화에 맞춘 창조적 공예가를 육성하고 있다.

특히 젊은 예술가 양성이라는 기치로 입주작가를 30대까지 제한하고 있고, 이들을 위해 전문 강사의 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가나자와와 인연이 있는 공예작품 및 자료를 전시하며,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한 공예 체험교실도 열어 전업작가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 체험으로 예술을 느끼는, 가나자와 유와쿠 창작의 숲

창작의 숲은 가나자와 외곽 산에 조성된 곳으로 우리나라 농촌체험마을과 비슷한 개념으로 조성됐다. 하지만 경영 적자로 인해 사용처를 체험마을로 바꾸면서 새로운 예술도시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이곳은 메이지(明治)·다이쇼(大正) 시대의 귀중한 건물을 보존 활용하기 위해 마을산으로 옮겨오면서 새로운 문화거점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옮겨온 건물을 재활용해 공방사업, 시민창작학교사업, 체험사업, 교류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또 쪽(藍)염색공방, 염직공방, 스크린공방, 판화공방의 5개의 공방을 설치하여 염색 및 판화제작 등을 위한 전문설비를 갖춘 공방과 갤러리로 운영하고 있다.

누구든지 사용할 수 있는 자유로운 창작활동과 작품발표의 장소로써, 각 공방 어디나 공예 강좌와 공방체험 프로그램이 준비 되어있다.



◇ 일본 예술미래를 위한, 21세기 미술관

가나자와를 말할 때'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을 빼놓을 수 없다. 도심공동화가 심각해지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으로 건립된 미술관은 2004년 전통공예와 전통예능 그리고 현대예술의 융합을 지향하며 도심재생 차원으로 새롭게 건립했다. 특히 유명작품을 구입해 전시하는 기존의 미술관과는 달리 현재 가나자와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업 작가들을 지원하고, 이들이 미래의 세계적 화가가 될 수 있는 토양을 제공,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또 구도심 상점가와 연계된 21세기 미술관은 도심 속 공원의 이미지를 도입해 누구나 미술관을 공원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건물을 구조화 했다. 원형의 건물은 전체를 개방형으로 오픈하고 있으며, 특별전의 경우 따로 티켓을 구입하도록 해 열린 미술관을 지향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21세기 미술관 개관 2년 만에 274만 명이 관람하는 등 새로운 미술관의 기능과 개념을 보여주고 있다.

이 처럼 시민과 예술가, 도시의 정책이 융합되며 발전의 원동력을 삼고 있는 일본 가나자와시의 문화전략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분명한 건물의 활용 목적과 원칙을 세워 이를 지켜나가고 있는 가나자와시의 정책을 청주 옛연초제조창 등과 같은 도심 내 유휴공간 활용에 고민하고 있는 청주시의 문화정책에 비춰본다면 확실한 방향타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日 대표 역사·문화 도시

가네자와시는

가나자와시는 면적 467.77㎢, 인구 약 46 만 명으로 교토와 나란히 일본을 대표하는 역사 문화도시이다.

가나자와는 전국시대부터 마에다 가문(前田家)의 통치하에서 학술문화와 예술, 전통 공예에 힘을 쏟아 왔다.

에도시대부터 문화도시를 표방했고, 이러 한 역사와 전통 덕분에 도자기(九谷.), 염색(加賀友.), 칠기(金.漆器), 금박(金.箔) 등 전통적 공예산업은 물론 직물, 간장, 술 등의 재래산업도 활발히 행해지고 있다.

특히 금박이 유명한데, 일본 전국의 98%, 은박은 일본 전국의 100% 를 제조하고 있다. 한편 교토와 마찬 가지로 자연 재해는 물론 전쟁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아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로 지정 되어 있는 겐로쿠원(兼六園) 등 역사적 자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도시다. 가나자와시의 인구는 1970년 36만 명이었으나, 현재까지 꾸준히 증가해 46만명에 이르고 있다. 가나자와의 대표 축제로써는 백만석 축제(매년 6월)가 있으며, 2009년 유네스코로부터 창조도시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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