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가 필 무렵
매화가 필 무렵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03.28 2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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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세상

복효근

매화가 핀다
내 첫사랑이 그러했지
온밤내 누군가
내 몸 가득 바늘을 박아넣고
문신을 뜨는 듯
꽃문신을 뜨는 듯
아직은
눈바람 속
여린 실핏줄마다
피멍울이 맺히던 것을
하염없는
열꽃만 피던 것을
십수삼년 곰삭은 그리움 앞세우고
첫사랑이듯
첫사랑이듯 오늘은
매화가 핀


※ 봄비 그친 후 매화꽃 소식이 남쪽에서부터 날아옵니다. 한장 한장 꽃잎이 열리고 연서같은 꽃소식이 북으로 밀려오는 동안 묻어두었던 사랑도 다시 돋아납니다. 기억을 뚫고 발그레 돋아난 꽃망울. 어제인듯 오늘인듯 경계를 밀어내는 꽃빛. 그윽한 매화우주를 앉혀놓고 봄을 음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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