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이다와 부치다
붙이다와 부치다
  • 김우영 <소설가>
  • 승인 2012.03.28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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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의 에세이-우리말 나들이
김우영 <소설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 중에 붙이다가 있다. 여러 가지 형태로 쓰는데 이는 문법의 사동사(使動詞)이다.

우리말 사전에는 '서로 맞닿아서 떨어지지 않게 하다', '꽉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게 하다' 라는 뜻이 있다.

닿게 하다의 뜻으로써 가까이 닿게 하다. 근접 시키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우표를 붙이다. 벽지를 벽에 붙이다. 닿게 하다의 뜻이다. 가까이 닿게 하다. 근접시키다. 벽에 책상을 붙이다.

또는 회부하다, 기탁(寄托)하다, 기서(寄書)의 뜻도 있다. 예를 들면 의안이 총회에 올리게 한다는 뜻이다. 의안을 총회에 붙이다. 가부간 표결에 달리게 한 것을 뜻하는 거부를 표결에 붙여 결정하자 이다. 문학의 축전에 붙인다. 조국 순례 대행진에 붙인다.

그리고 둘 사이를 어울리게 하다. 소개(매개)하다가 있다. 예를 들면 화해를 붙이다. 흥정을 붙이다. 불이 붙게 하다. 점화하다. 담뱃불을 붙이다. 암수를 교미시키다. 발정한 돼지를 수컷과 붙이다.

또 마음과 취미 따위를 몸에 붙게 하다가 있다. 취미를 붙이다. 마음을 붙이고 살게 하다. 딸리게 하다. 배속시키다. 경호원을 붙이다.

싸움을 붙이다. 따귀를 한 대 올려붙이다. 불을 다른 곳으로 옮겨 붙게 하다. 등의 여러가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부치다'를 '국어대사전(이희승)'에 보면 여러 가지 뜻이 나온다.

①힘이 모자라다, 힘이 부치다. ②지짐질 ③부채나 풍석 같은 걸 흔들어 바람을 일으킴 ④논밭을 가꾸어 농사를 짓다 ⑤번철에 기름을 바르고 빈대떡 같은 것을 익혀서 만들다. ⑥편지를 부치다. 등이 있다.

부치다는 사실 '붙다'의 어간 '붙'에 사동(使動)을 나타내는 접사 '이'가 붙어서 된 말로 그 구조는 '붙이다'와 같은 것이다.

그러나 그 의미가 아주 딴말로 바뀌었기에 어원을 밝히지 않고 소리 나는대로 적게 하여 다른 형태가 된 말이다(이런 말로는 '바치다(納)', '드리다(獻)', '이루다(成)' 따위가 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여러 가지의 뜻이 있다.

☞ 인편에 짐을 부치다.

☞ 아들에게 학비와 용돈을 부치다.

힘(실력)이 미치지(감당하지) 못하다

☞ 나에게는 힘에 부치는 일이다.

(부채 같은 것으로) 흔들어서 바람을 일으키다

☞ 부채를 부쳐 땀을 들이다.

논밭을 다루어서 농사를 짓다.

☞ 논 열 마지기를 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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