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신부' 다 어디갔지?
'5월의 신부' 다 어디갔지?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2.02.14 2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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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업계 윤달 특수 … 예식장 3월 예약 대부분 마감
마흔 살이 넘도록 짝을 찾지 못했던 A씨(42)는 지난해 10월 마침내 평생을 함께할 수 있는 여성을 만났다.

상대방 여성도 결혼적령기를 훌쩍 넘긴 터라 두 사람의 만남은 금새 불꽃이 일었고, 양가 상견례와 더불어 약혼은 아예 생략한 채 초 스피드로 결혼 초읽기에 들어갔다.

10월 첫 만남 이후 불과 4달 여만에 결혼하기로 마음을 정한 A씨 커플은 새봄의 기운이 넘치는 3월에 결혼식을 올리기로 정했다. 그때부터 신혼집을 구하고, 혼수를 준비하는 등 복잡하고 바쁘지만 그런대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그런 A씨는 요즘 생각지도 못한 고민에 빠져 있다.

청주지역에 새로 생기는 예식장이 많고, 결혼에 소극적인 젊은층이 늘어난다는 언론보도를 접하면서 쉽게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겼던 예식장 구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윤달이 들어서면서 윤달에는 결혼식을 올리지 않는다는 속설에 따라 청주지역 대부분의 예식장들이 3월 결혼식 예약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윤달은 공달로 좋은 일에는 흉이 따르고 나쁜 일에는 길이 따른다는 민간 속설이 있다.

올해 윤달은 음력 3월, 양력으로 따지면 4월21일부터 5월 20일까지가 윤달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결혼을 앞둔 예비신혼부부들이 윤달을 피해 일찌감치 양력 3월에 결혼 날짜를 잡으면서 예식장을 비롯한 웨딩업계가 예년과 다른 특수를 누리고 있다.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에 밀집돼 있는 웨딩숍의 경우 요즘 결혼 사진을 찍겠다는 예비 신혼부부가 몰리면서 스케줄 조정에 큰 애를 먹고 있다.

가전매장이나 한복 등 결혼예복 업소 역시 3월 이전에 결혼식을 서두르려는 커플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들을 잡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결혼열기에도 불구하고 선호도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예비신혼부부들이 새로 생긴 예식장을 선호하는 탓에 도심에 위치한 예식장들은 상대적으로 아직 여유가 있다.

이 때문에 오래된 예식장들은 건물 내부를 새로 리모델링하거나 이름을 바꾸는 등 환골탈태를 서두르고 있다.

청주시 가경동 L예식장 대표 Y씨는 "윤달 특수가 있어 평년보다는 예약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그러나 경기침체가 오래된 탓인지 지난 2009년 윤달 특수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새로 생긴 예식장들은 예약이 꽉 찬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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