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주장
연지민 <취재1팀 부장>충북도가 여성정책관을 개방형으로 재전환하면서 전국 공고로 채용할 것이라고 표명했다. 일정을 보면 13일 채용공고 후 서류와 면접시험 등을 거쳐 다음달 임용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도 행정부지사 직속기구로 편제될 여성정책관 제도는 그동안 지역 여성계에서 끈질지게 요구해 이뤄진 소기의 성과다.
지난해 충북도가 여성관련 부서를 조직의 효율적 운영이란 이름으로 뜬금없이 문화관광환경국에 통합하며 지역 여성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여성계는 여성관련 정책이 더 강화돼야 할 시기에 오히려 부서 편입으로 여성관련 정책이 모호해질 수 있고 전문가의 여성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당위성을 내세워 여성국 신설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러한 요구는 도에서 개방형 여성정책관 제도를 수용하는 것으로 일단락 됐고 이제 새로운 적임자를 뽑기 위한 절차만 남겨 놓은 셈이다.
하지만 여성정책관 채용공고가 나기 전부터 하마평이 무성하다. 지역에서 여성 관련 활동을 했던 단체 대표들이 후보로 거론되는가 하면, 여성연대가 모 대표를 밀고 있다, 도지사의 당 색깔에 맞게 시민단체 대표를 뽑을 것이다, 서울의 전문가가 채용될 것이라는 등 근거없는 이야기들이 떠돌았다.
민감한 사안 때문인지 몇몇 거론된 사람은 물론 여성계에서도 소문의 진원지를 확인하려는 이들이 많았다. 응모할 의사가 없는데 공연스레 하마평에 올라 적임자니 아니니 하는 뒷말을 들어야 하는 이들의 불편함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설들이 회자되는 것은 그만큼 개방형 여성정책관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더구나 개방형으로 시도했다가 실패하고 다시 공무원 조직으로 환원된 자리이기에 누가 첫 개방형 여성정책관이 될 것인가는 초미의 관심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높은 관심만큼이나 무수한 설만 떠도는 작금의 현상이 자칫 여성계가 균열을 드러내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채용공고가 나기도 전에 적임자 여부를 두고 논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또 회자되고 있는 인물을 보면 마치 여성만을 위한 자리인 것 처럼 비쳐지고 있어 본질이 흐려진다.
설은 설로 끝나는 것이라지만 어렵게 만든 여성정책관 자리를 둘러싸고 들려오는 불필요한 설들은 지역 여성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차분하게 적임자가 선정될 수 있도록 힘을 몰아줘야 하는 것도 여성계가 할 일이다.
개방형 여성정책관은 관의 제도가 생활밀접한 정책이 되도록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만든 자리다. 누구에게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만든 자리가 아니다. 조직을 새롭게 구성하면서까지 도에서 어려운 결단을 내린 것은 여성관련 분야에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내포돼 있다고 본다.
따라서 개방형 여성정책관은 꼭 여성이 될 필요도 없으며, 충북이라고 해서 꼭 지역 인물로 선정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없었으면 한다. 누가 자리에 앉든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이를 행정적으로 잘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좋은 계획은 누구나 세울 수 있다. 이를 현장에서 잘 실행할 수 있도록 풍부한 경험과 열정을 녹여내야 할 인물이 필요하다. 또 6개 팀을 관리하는 책임자로의 역량과 소임을 다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화합과 친화력으로 기존의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 가느냐도 개방형 여성정책관제도가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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