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 우려 목소리 높다 <5>
FTA - 우려 목소리 높다 <5>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6.2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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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융자본에 날개 달아주나
주주로서 경영전반 결정적인 영향력 발휘

투자기반 확대… 한국시장서 '파이 키우기'

정부는 한·미 FTA 협상에서 금융시장 개방은 과감하게 추진하되 국경간 거래는 신중한 접근방식을 취한다는 것이며, 미국과 싱가포르간 FTA 수준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금융시장 개방협상에 대해 한·미 FTA 반대론자들은 '금융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왜냐하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초국적 금융자본은 상대국가의 자본시장이라는 통로를 통해 특정 산업내 주요 기업들의 주식을 소유함에 따라 이들 초국적 금융자본은 주요 주주로서 경영전반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 개별기업은 물론 국내 산업전반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이러한 영향력이 국민경제나 개별기업 차원에서 장기적 성장 동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면 다행이겠지만 문제는 이들 초국적 금융자본이 단기적 관점에서의 수익극대화만을 추구할 것이라는 점이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실례로 IMF 구제금융 협상과정에서 무분별한 자본시장의 개방과 더불어 이들 초국적 금융자본이 주도한 은행권 구조조정 과정은 이들의 성격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초국적 금융자본은 M&A 과정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았고, 국민경제 차원의 국민적 요구는 무시한 채 주주이익극대화의 기치아래 자신들만의 이익만을 추구했다. 그 결과 서민들은 이전에는 없던 정체불명의 각종 수수료를 물어야 했고, 중소기업은 사채시장을 전전해야 했다.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심각한 양극화 현상이나 성장둔화 문제도 따지고 보면 이들 초국적 금융자본의 주도하는 대 한국 투자가 단기적 수익획득 차원의 주식투자에 집중하는 기형적인 구조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이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한·미 FTA의 핵심은 미국 중심의 초국적 금융자본이 주도하는 금융세계화의 일환이다. 초국적 금융자본은 상대국의 자본시장을 통해 모든 산업, 결국 상대국의 경제 전반을 지배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달러 기축통화국'이다. 즉 실질적인 생산(제조, 일반서비스 등)보다는 초국적 금융자본 중심의 경제체제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다른 나라들과의 FTA 협상에서 주요하게 관철하고자 하는 이유는 상품교역의 자유화도 중요하지만 바로 이들 초국적 금융자본의 요구를 대변하는 것이다. 미국 중심의 초국적 금융자본은 1990년대 이후 한국을 비롯한 신흥 개발국가들의 금융위기나 체제전환 등을 활용해 전격적인 금융(자본)시장 개방을 요구했다.

이후 개방된 시장체제에서 상대국의 금융 산업에 대한 주식투자는 물론이고 민영화된 기간산업이나 전략산업에 대한 주식투자를 통해 경제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면서 자신들의 투기적 이익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한·미 FTA를 통해 미국의 초국적 금융자본이 얻고자 하는 것은 초국적 금융자본이 보다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투자원금뿐만 아니라 수익금 회수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미국은 한·미 FTA를 통해 자국의 금융제도나 환경을 한국 시장에 그대로 복제해 사실상의 금융국경을 없애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미 FTA에 포함될 '양자간투자협정(BIT)'은 초국적 금융자본의 투자 및 회수와 관련한 안전판 역할을 하게 되며, 따라서 BIT를 포괄하는 FTA 협상이 통과 된다면 '론스타게이트'같은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더 이상 제기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미국은 한국시장의 미개방영역(의료, 교육 등)의 추가 개방이나 정부 소유의 공공기업 민영화(우리은행, 산업은행, 한국가스공사, 인천국제공항, 우체국 등 준정부 금융기관)는 물론 외국인 투자제한 기업들의 한도를 철폐함으로써 초국적 금융자본의 투자기반을 확대하려는 것 즉 한국시장에서의 파이를 키우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이해영 교수(한신대 국제관계학부)는 "지난 2005년말 시가총액기준 한·미 각 국의 자국내 주식시장 외국인 주식보유 비중을 볼때 미국은 11%(2003년 기준)에 불과한 반면 한국은 40% 전후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 한·미 FTA는 가뜩이나 취약한 한국 금융시장에서 오히려 미국계 금융자본에게 날개를 달아 줄 뿐"이라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더불어 흔히 FTA의 효과로 언급되는 선진경제의 첨단기술, 경영노하우 이전 등의 부수효과는 미국형 FTA에서 엄금하는 투자자에 대한 일체의 '이행의무 강제 금지조항'에 저촉됨으로 실제 기대하기 어려우며, 중남미 사례가 보여주는 것처럼 자신들의 경영실패를 투자 유치국 정부의 규제 탓으로 돌려 막대한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길을 열어 놓은 FTA 분쟁조정 절차 역시 FTA의 고비용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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