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박물관 또…" 엉터리 자료 전시
"천안박물관 또…" 엉터리 자료 전시
  • 조한필 기자
  • 승인 2011.12.22 0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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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첫 도읍지 '직산 위례성사산' 표기
"삼국유사 판본 중 오기된 것 채택·방치"

천안시가 직산 위례성이 백제 첫 도읍지임을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는 가운데 천안박물관은 정작 엉뚱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박물관 2층 천안고고실에는 백제 시조 온조왕이 처음 도읍한 위례성(慰禮城)이 천안 직산이었음을 알리는 삼국유사 영인본을 전시하고 있다. 그런데 그 삼국유사 내용이 위례성의 '위(慰)'자는 사라져 공백인 상태이고, 위례성이 지금의 어디인지 알리는 중요한 대목은 '직산(稷山)'이 아니라 '사산(社山)'으로 적혀 있다.

이에 대해 향토사학자 임명순씨는 "삼국유사 여러 판본 중에서 천안박물관이 공교롭게 사산으로 표기된 것을 채택해 개관 때(2008년)부터 그대로 전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물관 측이 개관할 때 삼국유사 해당 부분을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전시했고, 이후에도 전혀 그 사실을 발견하지 못해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세기 고려시대 승려 일연이 펴낸 삼국유사는 두 곳에서 백제 첫 도읍지 위례성이 직산임을 알리고 있다. 삼국유사보다 100여년 전 간행된 김부식의 삼국사기는 "위례성 위치를 모르겠다"고 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처음 나오는 직산 표기는 천안박물관이 전시하고 있는 삼국유사 앞머리의 왕력(王歷, 삼국 왕들의 연대기) 부분이고, 두 번째 표기는 '남부여·전백제' 부분에서다. 그런데 삼국유사 10개 판본 중에서 순암 안정복 판본, 고려대 중앙도서관 소장본 등의 왕력 부분에는 남부여·전백제 부분과 달리 위례성 위치가 사산으로 기록돼 있다. 최남선과 이병도 등 근세 학자들이 감수한 삼국유사는 모두 직산으로 바로잡아 기록하고 있다.

천안박물관은 이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산으로 잘못 표기된 부분에 빨간 테두리까지 돌려 관람객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안내문에는 삼국유사에 위례성을 직산으로 표기했다고 설명해 놓고, 정작 영인본은 사산으로 표기된 것을 전시하고 있어 관람객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천안시는 이렇듯 직산 위례성설(說)의 가장 중요한 사료가 잘못 전시되고 있는 천안박물관에서 22일 '천안 위례성 심포지엄'을 연다.

한편 천안박물관은 본보의 '안내판 엉터리 표기' 지적(2011년 11월 29일자 20면 보도)에 따라 천안의 연혁과 성환 홍경사 설명문을 개관 3년 만인 최근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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