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겨울밤, 책 읽는 재미에 '푹'
길고 긴 겨울밤, 책 읽는 재미에 '푹'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1.12.01 2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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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행물윤리위, 12월의 읽을 만한 책 선정
동화 속 세상처럼 하얀 눈꽃 세상이 기다려지는 12월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느라 분주한 달이기도 하지만 짬을 내 책 한 권 손에 들고 정독의 시간을 가져보자.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위원장 양성우)는 2011년도 '12월의 읽을 만한 책' 10권을 각 부문별로 선정했다. 독서 문화의 저변 확대와 양서권장을 위해 마련한 권장도서는 매월 위원회의 추천으로 선정, 발표하고 있다

12월에는 천문학에 역사, 신화, 문학, 예술 등 다른 분야 학문의 내용을 녹여 넣고, 풍부한 사진과 도판을 곁들여 일반인도 쉽게 천문학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 '별 헤는 밤 천문우주 실험실'(김지현 외, 어바웃어북)과 천주교가 박해받던 시절 흑산으로 유배를 갔던 정약전의 이야기를 축으로 주변 인물들의 삶과 그 고통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 '흑산'(김훈, 학고재), 20년간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온 저자가 기록한 블러디 메리라 불리는 시베리아호랑이의 3대 가족사와 시베리아호랑이를 신령스럽게 여기는 우수리 원주민 이야기를 기록한 '시베리아의 위대한 영혼'(박수용, 김영사) 등 10권이 추천됐다. 추천자의 책 소개와 함께 소개한다.

◈ 별 헤는 밤 천문우주 실험실/김지현·김동훈/어바웃어북

우주는 영원한 꿈의 캔버스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의 존재는 많은 이들에게 환상과 꿈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주에 관한 이야기다. '별은 왜 반짝일까'라는 물음에서부터 태양계, 변광성, 성단, 성운, 우리은하, 별의 일생, 블랙홀 등 천문우주 분야의 핵심적인 20개의 주제를 화려한 그래픽과 쉽고 재미있는 글로 풀어내고 있다.

'별 헤는 밤 천문우주 실험실'은 많은 사진과 삽화를 수록해 어려울 수 있는 천문학 내용을 일반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천문학과 관련된 세계적인 유명한 과학자 이외에도 우리나라의 역사적 인물로 '조선의 다빈치'라 불리는 이천, '조선의 코페르니쿠스'라 불리는 홍대용을 소개하고, 고흐와 신윤복, 조토 등 유명한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천문학적인 사실도 소개해 재미를 더해준다.

◈ 흑산/김훈/학고재

정약전의 파란만장한 삶을 조명한 흑산은 소설가 김훈의 작품이다. 흑산은 정약전의 유배지 흑산도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정약전은 다산 정약용의 형으로 유배지로 떠난 두 형제는 서찰을 주고 받으며 서로의 학문을 높여준 도반이다. 하지만 동생 정약용과 흑산도라는 지리적 그늘에 가려진 정약전은 그동안 베일 속 인물로 인식돼 왔다.

이 책은 정약전이 사학죄인(邪學罪人) 즉 천주교도였기에 흑산으로 유배를 가서 '자산어보'를 쓰기까지의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지만, 이 소설은 종교인 이야기도 아니고, 유학자 이야기도 아니다. 그냥 연약하고 누추한, 정약전 주변 인물들 모두의 삶과 고통에 대한 이야기다.

추천인은 국가나 종교, 가족을 떠나 온전한 자신으로 살아가는 일이 가장 단순한 일인데, 가장 단순해서 무섭고, 무서워서 어려운 일이라는 전언이 수식 없고 물기 없는 김훈표 문체로 서술되고 있다고 평했다.

◈ 신화, 영화와 만나다/김윤아·이종승·문현선/만남

대중문화 속에 신화는 어떤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을까. 이 책은 대중문화를 이끌어가는 영화들 속에서 신화의 스토리텔링 골조를 파헤쳐보는 책이다. 영화를 보라는듯 책장을 열면 다양한 신화가 그려진다.

세 명의 저자는 창조신화, 영웅신화, 흡혈귀 전설, 중국의 천하와 강호, 일본의 신도, 한국의 무속신앙을 아우르며, 어떤 식으로 신화가 인간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의미작용을 하게 되는지 설명한다.

추천인은 신화와 영화의 근본적인 친연관계는 이야기와 이미지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비롯된다. 신화는 오랜 세월을 거쳐 윤문이 이루어지고 이야기들이 첨삭되고 축적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응축된 상징성을 가지게 되었다. 따라서 대중성이 짙은 영화가 신화를 만날 때 그 문화적 파급력은 어마어마한 것이라며 대중문화 속 신화를 설명했다.

◈ 꼬리 달린 두꺼비, 껌벅이/김하은/해와나무

꼬리 달린 두꺼비가 있을까. 제목에서부터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다름과 같음의 미묘한 차이를 두꺼비를 통해 그려낸 이 책은 꼬리달린 껌벅이가 주인공이다.

껌벅이는 두꺼비가 되었는데도 꼬리가 안 떨어지고 그대로 붙어 있다. 처음엔 남과 다른 외모로 의기소침했지만 우연히 이야기 짓는 재능을 발견하고 그 재능이 꼬리에서 나온다 생각한다.

단점에서 장점을 찾아낸 껌벅이는 많은 이야기를 통해 이웃에게 웃음과 교훈을 주며 당당하게 살아간다.

장애를 가진 두꺼비가 긍정적인 사고를 통해 단점을 장점으로 만들어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잘 그려져 있고, 자유분방하게 그려진 그림들은 어린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상상력을 자극한다.

◈ 영어, 조선을 깨우다 1, 2/김영철/일리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에 처음 유입된 영어는 잠자는 조선을 깨우는 새로운 출구였다. 서양의 문화를 배움으로써 일본의 강점을 벗어날 수 있다는 인식이 지식인을 시작으로 영어배우기가 시작된 것이다.

이 책은 한반도에 영어가 언제 어떻게 들어왔고 처음 전해진 영어문장은 무엇이었으며 영어를 처음 배운 사람은 누구인지 등의 영어와 한반도에 관한 이야기다.

최초의 미국시민권자 서재필, 최초의 이중국적자 서광범, 최초의 영어연설자 이승만 등 격랑의 우리 근대사 속 영어 또는 영어사용자를 조명하며 우리 근대사를 보여준다.

특히 구한말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한국 근현대의 풍경과 역사상을 제시하고 있다. 출세와 권력 쟁취의 수단이자, 독립을 위한 도구로, 교육 차원에서 도입한 영어를 통해 한국 근대 풍경을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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