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학생' 분석(?)… '떠든 사람'은
'졸음학생' 분석(?)… '떠든 사람'은
  • 충청타임즈
  • 승인 2011.11.03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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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의회 의원들의 '오버'가 비난 여론을 자초한 의정비 인상 요구에 그치지 않았다. 이번엔 '졸음학생' 분석자료를 요구해 '이게 뭔 소리냐'는 '코웃음'을 자초했다. 충북도의회가 오는 16일부터 29일까지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할 예정인데, 교육사회위원회 소속의원들의 얘기이다.

'학생들의 수업태도 분석'이라는 자료 요구를 통해 '수업시간에 잠을 자는 학생이 1개반을 기준으로 몇% 정도 되는지 파악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수업참여 태도를 개선시킬 방안을 고민하던 끝에 이 같은 자료 요구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자료요구를 받은 도교육청이나 일선학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인문계와 달리 실업계 고교들의 교실에서 일부 학생들이 아예 대놓고 자버리는 일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는 '황당하다'는 반응 이상의 수확이 있을까. 인문계든 실업계든 일선학교 담당자들이 수업시간에 잠자는 학생 비율을 어떻게 수치화할지 고민깨나 할 것 같다.

요구자료가 워낙 많은 데다 이번엔 준비기간도 예년에 비해 짧아 도교육청 공무원들의 입이 댓발 나온 모양이다. 여기에다 이런 유(類)의 질문까지 보태져 여간 짜증스럽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과다한 제출자료를 둘러싼 중앙부처나 광역자치단체 공무원들의 불만은 종종 언론을 통해 노출됐었다. 국정감사의 경우 광역지자체와 접촉 빈도가 낮아 수시로 마주쳐야 하는 도의회와 사정이 달라 그럴수도 있다.

그러나 조직문화가 일반행정 분야와 다소 다른 도교육청이 도의회의 어설픈 의정활동에 대해 거부반응을 보인 것이어서 사안의 정도를 짐작케 한다.

지방의원의 의정활동에 점수를 매기는 것은 종국적으로는 주민이다. 하지만, 1차적으로는 집행기관 직원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채점표'가 더 정확할 수 있어 가볍게 여길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예산심의권을 통해 집행기관을 쥐락펴락 할 수 있고, 더러 호통도 칠 수 있으나 평가는 별개 아닌가.

'수업시간 졸음 학생 분석'을 요구했다는 소릴 들으니, 이러다 '떠든 학생' 분석을 요구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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