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낙엽 벗 삼아 책장을 넘기다
떨어지는 낙엽 벗 삼아 책장을 넘기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1.11.03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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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행물윤리위 '11월의 읽을 만한 책' 선정
가을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11월.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는 '11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각 분야별 도서 10종을 선정했다.

선정도서로는 이 시대를 사는 각계의 전문가 22명에게 '가장 한국적인 것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을 던지고 그 대답을 들어본 '한국학의 즐거움'(주영하 외·휴머니스트)과 여성 무용가들이 주도하는 무용의 영역에서 뛰어난 실력과 자기만의 표현력으로 무용의 역사를 빛낸 남성 무용가들을 소개한 '춤을 빛낸 아름다운 남성 무용가들'(심정민·북쇼컴퍼니), 가족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집이 가출한다'는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상상력에 기초한 재미있는 그림책 '삐딱이를 찾아라'(김태호·비룡소) 등 10권이다.

가을이 깊어가는 시간을 책과 함께하는 11월에 읽을 만한 책을 추천위원들의 안내로 소개한다.

◆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김경욱/창비


소설가 김경욱의 열한 번째 단행본으로서 아홉 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된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는 크게 세 가지의 측면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여준다.

첫 번째는 '일상의 정치학'적 측면이다. 표제작인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를 보면, 열네 살의 어린 소녀가 같은 반 부르주아 남학생 세 명에게서 성폭행을 당했지만 그 어떤 복수도 성공하지 못하는 불평등한 현실을 신의 분노와 인간의 의지 사이의 문제로 환치시켜 형상화하고 있다.

두 번째는 '감정의 사회학'적 측면이다. 수록작 '99%'를 보면, 상위 1%인 인생을 질시하면서도 거기에 편입되려는 속물적 욕망으로 가득 찬 99%의 인생들이 씁쓸하게 제시되고 있다.

세 번째는 '긍정의 철학'적 측면이다. 또 다른 수록작인 '연애의 여왕'에서는 연애마저 '주마간산'식으로 하는 냉소적 주인공이 결국에는 떠나려는 전(前) 애인에게 마지막 구애의 행동을 조심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 철학/니컬러스 펀/세종서적


철학에 현재 남아 있는 분야는 아무도 가져가지 않은 인간과 자연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는 네 가지 분야로 압축된다. 형이상학, 인식론, 윤리학, 논리학이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철학자들이 던지는 질문들은 과연 어떤 질문들인가?

저자가 처음으로 던지는 질문, '나는 누구인가?'라는 형이상학적 질문은 다시 자아의 문제, 자유의지와 운명의 관계, 마음과 기계는 같은 것인가? 몸과 영혼은 어떤 관계에 있는가라는 문제들로 나뉜다.

두 번째로 '나는 무엇을 아는가?'라는 인식론적 질문을 던진다. 셋째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윤리학적 문제를 제기한다.

이 해묵은 질문들, 이제 더 이상 물어봐야 답이 나올 것 같지도 않은 질문들을 저자는 다시 현대 최고의 철학자들에게 직접 인터뷰를 통해서 물어 본다.

◆ 삐딱이를 찾아라/김태호/비룡소


이 그림책은 '집이 가출한다'는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상상력에 기초한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의인화된 집의 이름은 삐딱이다. 아이들이 일곱 명이나 태어나는 동안 집이 점점 낡아지는 바람에 모양도 마음도 비뚤어지면서 붙은 이름이다.

삐딱이는 집이 비좁다며 불만을 하는 가족 곁을 떠나 새 가족을 찾아 나선다. 강물에 휩쓸리기도 하고, 삭막한 도심을 지나기도 하고, 깊은 산속에서 산적들로부터 도망치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고생을 한다.

힘든 모험을 겪고 돌아왔기에 한층 성장했을 삐딱이 그림책은 여러 가지 면에서 어린이들이 공감하기에 충분하므로 어린이들에게 읽고 보는 재미와 함께 뿌듯함을 안겨줄 것이다.

◆ 춤을 빛낸 아름다운 남성 무용가들/심정민/북쇼컴퍼니


보통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습관을 뛰어넘는 것, 그리고 사회가 씌운 관례의 굴레에서 자유롭고자 하는 것이 예술의 속성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삶을 살았던 남성 무용수들의 이야기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남성 무용수들은 사람들의 편견으로 인해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거나, 여성 무용수의 그늘에 늘 가려져 있어야 했으며, 때론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는 대가로 큰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던 자들이다. 예술적 열정이나 영광에 대한 이야기 배후에는 언제나 쓰라린 아픔이 감추어져 있다.

◆ 인류사를 바꾼 100대 과학사건/이정임/학민사

이 책은 한국과학문화재단에서 발표한 우리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과학 100대 사건을 바탕으로 꾸몄다

구석기 시대에 인류가 불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부터 시작해 1996년 복제양 돌리의 탄생까지 연대기 순으로 과학사건을 보여준다. 바퀴, 종이, 나침반, 금속활자, 현미경, 전화, 비행기, TV, 인공위성 등 모두 우리의 생활을 크게 바꾸어 놓은 정말 사건적인 과학 발명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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