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 농사, 사스
아스팔트 농사, 사스
  • 김우영 <소설가>
  • 승인 2011.10.2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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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의 에세이-우리말 나들이
우리나라의 농업이 자꾸 어렵다. 농민단체에서는 국회의사당 앞으로,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으로 몰려다니며 길거리에서 고생들이다.

흔히 말하는 '아스팔트 농사'를 짓느라 정부와 농민단체 등이 거세게 부딛치는 모습이 가슴 아프다.

본디 농사(農事)란 모름지기 농민이 봄에 씨앗을 땅에 뿌려 여름내내 열심히 땀 흘려 가꾸어 가을에 결실을 거두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천지만물간에 가장 신성하고 위대하며 정직한 노동의 현장이 바로 농사이다.

그런데 이 농사가 근래에 와서는 덩달아 거품풍작을 거두고 있다. 국회농사, 정치농사, 교실농사, 자식농사, 무역농사, 주식농사, 학문농사, 언론농사, 바다농사, 사이버농사 등이다.

농사란 순수한 '벼농사, 밭농사, 감자농사, 과수농사, 산림농사, 하우스농사 등과 같이 하늘의 햇빛과 비가 내려 농부의 정직한 땀이 함께 어우러진 노동 끝에 풍성한 가을에 결실을 거두는 농사만이 진정한 농사이다.

파도처럼 밀려드는 외국의 농산물과 국제무역협정의 어려운 난공불락 등 산 너머 산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이 작금의 우리나라의 농업현실이다.

도회지의 라면 몇 상자 값밖에 안 되는 벼가마니를 지게에 힘겹게 지고 일어서는 우리의 농투산, 앞이 보이지 않는 우리의 농업이 하늘이 내린 천직이거니 하고 힘겹게 논의 물꼬를 보는 우리의 농민들.

진실하고 신성하기 짝이 없는 우리의 농사 앞에 이를 알리 없는 넥타이 부대들이여! 근본 없는 'oo농사'로 오염을 시키지 말라!

우리나라의 김치가 한류열풍을 따라 동남아 일대에 널리 퍼져 잘 팔린다고 한다.

얼마 전 중국에서는 김치가 사스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베이징의 한국 음식점을 찾는 중국인들이 부쩍 늘었고, 백화점 등에서 김치를 사재기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얼마 전 일본에 갔는데 '겨울연가'의 '욘사마' 선풍과 함께 한국의 김치가 일본 주부들 손에서 떨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불과 수십 년 전 한국인이 일본의 도쿄나 오사카 등 대도시에서 집이나 방을 얻으려면 김치냄새가 난다고 얼씬도 못하게 하던 때가 있었으니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김치 속에 넣는 알토라진 이 재료를 대부분 '김치속'으로 알고 있다. 가을 김장철이 되면 주부들이 이웃집으로 이른바 '김치소' 품앗이를 다니고 있다. 김치속으로 알고 있는 이 재료는 '김치 소'가 바른 표현이다. 통김치나 오이소박이 등의 속에 넣는 여러 가지 재료(고명)도 마찬가지로 순수한 우리말인 '소'라고 해야 맞다.

또한 명절에 집에서 빚는 송편이나 만두 등의 속에도 소를 넣는다. 고기와 두부, 야채를 넣으면 '만두소'이다. 팥과 콩, 대추, 밤 등 재료를 넣으면 '송편소'이다

얼마 전 동남아 일대에서 발생한 사스가 우리 한국에는 피해가 없었다.

김치소에 포함된 마늘이 항균과 항암 작용을 하고, 감기에 걸리면 달여 마시던 생강의 민간요법 덕분이었을 것이다. 김치소가 발효하면서 상승작용을 일으켜 면역력을 높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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