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무·안습 그들만의 언어
냉무·안습 그들만의 언어
  • 고영진 기자
  • 승인 2011.10.09 2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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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용어 급속 확산
직장인들까지 보편화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 확산으로 '냉무'나 '안습' 처럼 웬만한 인터넷용어는 이제 50대 직장인들도 자주 사용하는 단어가 됐다.

인터넷용어들은 '엄지족'으로 불리던 문자세대의 전유물이었지만 최근에는 대부분의 직장인들도 사용하는 보편적 단어들로 발전했다.

실제로 직장인 조광일씨(49)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호회 게시판에 올라와 있던 글의 제목 옆에 '냉무'나 '브금'을 클릭하면 아무런 내용이 없어 화나거나 갑자기 음악이 흘러나와 당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나중에 알고 보니 화를 낼 것이 아닌 고마운 단어들이었다"고 말했다.

처음 조씨를 화나게 했던 '냉무'는 '내용이 없다'는 뜻으로 게시판을 클릭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또 '브금'은 배경음악을 뜻하는 'BGM'을 발음 그대로 읽은 것으로 배경음악이 깔려 있는 게시물임을 알려주는 용어다.

이처럼 인터넷사용을 편하도록 만드는 용어들이 있는 반면 대부분의 인터넷용어들은 남을 놀리거나 비방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한 인터넷 포털에는 인터넷용어로 만들어진 고등학생들의 "울 반에 레알 걸조가 하나 있어 격친 했는데 알고 보니 이뭐병이라 은따 되더니 지금은 빵셔틀"이라는 뜻을 알 수 없는 문장이 있다.

학생들에 따르면 이 문장은 "우리 반에 진짜 걸어 다니는 조각 같은 남자친구가 있어 격렬하게 친하게 지냈는데 알고 보니 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은근히 왕따 되더니 지금은 빵 심부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문장에서 '레알'은 '정말' 이라는 뜻인 'real'을 소리 나는 대로 발음한 것이고 '걸조'는 '걸어 다니는 조각남', '격친'은 '격렬하게 친하다', '이뭐병'은 '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은따'는 '은근히 왕따', '빵셔틀'은 '빵이나 담배를 사다 주는 심부름꾼'을 뜻한다.

인터넷용어만을 가지고도 문장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이 밖에도 '지못미(지켜주지 못해서 미안)', '화떡녀(화장을 떡칠한 여자)', '찐찌버거(찐따, 찌질이, 버러지, 거지)', '오크(못생긴 아이)', '솔까(솔직히 까놓고)', '불펌(올린이 허락없이 게시물을 퍼간다)', '본좌(본인의 높임말)', '갈비(갈수록 비호감)' 등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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