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조부 고향서 이웃사랑 실천
퇴직 후 조부 고향서 이웃사랑 실천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1.08.24 1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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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읍 삼양리 정완영씨
노후주택 수리·쌀 1t 기증 등 선행

"마음 따뜻한 분들과 더불어 살 것"

36년간 다니던 유명 전자회사를 그만 두고 할아버지 고향으로 돌아온 한 귀향인의 선행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에서 대기업 S전자를 다니던 정완영씨(52·옥천읍 삼양리·사진)는 지난해 6월 옥천읍에서 전자제품 대리점을 개업한 뒤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남몰래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다.

정씨는 특히 전에 몸 담았던 회사의 집수리 사업(S전자 러브하우스)과 연계해 읍면에서 추천을 받은 가구 중 현지답사를 통해 청성면의 조손가정 집 리모델링 작업을 돕고 있다.

방 두 칸과 마루만 덩그러니 있는 40~50년 전 지어진 흙집으로 완전 개조를 해야 할 정도로 낡은 이 집은 소녀가장 김모양(18·청산고 3)을 비롯한 동생 2명, 몸이 불편한 고모 1명이 살고 있다.

이 집 수리는 정씨를 비롯한 회사측 직원 10여명과 자활근로사업 참여자로 구성된 '새로이건축(자활공동체)' 직원 5명이 공사를 하고 있다.

이들은 방 도배와 장판·싱크대·창문 교체와 보일러 정비와 그동안 마당에 따로 설치돼 있던 재래식 화장실을 집 안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롭게 마련하고 집 마당의 물이 잘 빠질 수 있도록 배수로도 정비한다.

집이 다 정비되면 정씨는 생활에 필요한 냉장고, 전자레인지, 세탁기 등과 김양 남매들이 사용할 컴퓨터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정씨는 지난해 6월 전자제품 대리점을 개업하면서 축하를 화환 대신 쌀로 받아 무려 1t가량을 지역의 불우이웃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기증된 쌀은 읍면에서 추천을 받아 관내 10kg씩 100가구에 전달됐다.

정씨는 "1년 넘게 이 지역에서 지내면서 옥천분들 마음씨가 참 따뜻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고, 덕분에 인근에 아예 집까지 새로 지어 온 가족이 함께 살 계획"이라며 "옥천분들과 함께 살면서 도움도 받고 도움도 많이 드리면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정씨의 부모도 3년 전 군북면 대정리에서 귀농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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