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훔쳐 펑펑… 절도범과 2시간 추격전
카드 훔쳐 펑펑… 절도범과 2시간 추격전
  • 고영진 기자
  • 승인 2011.08.2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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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흥덕署 복대지구대 문자메시지 행적 따라 추적끝 검거
지난 18일 직원들과 회식을 가졌던 최모씨(33)는 오랜만에 마신 술기운 탓인지 눈을 떠보니 집이 아닌 청주시 흥덕구 하복대 인근의 벤치였다.

간밤에 마신 술 때문에 집에 가던 중 잠시 쉬던 벤치에서 잠이 들었던 것이다.

귀가를 위해 자리를 나서던 최씨는 뭔가 허전함을 느꼈고 뒷주머니의 지갑이 없어진 사실을 알았다.

당황한 최씨는 지난밤 일을 기억해 내기 위해 휴대전화 통화 목록을 확인하려던 순간 자신이 모르는 곳에서 사용된 신용카드 문자메시지 여러 건이 도착해 있었다.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든 최씨는 청주흥덕경찰서 복대지구대를 찾았다.

지구대에서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사이에도 신용카드 사용을 알리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도착했고, 이를 확인한 지구대 경찰관들은 사용 지역 인근으로 순찰차를 보냈다.

순찰차가 현장으로 도착하는 사이 또 다른 곳에서 신용카드가 사용됐다는 문자메시지가 전해졌고 순찰차는 급히 목적지를 변경했다.

최씨가 미처 신용카드 회사에 분실신고를 할 틈도 없이 이 같은 상황은 서너 차례 반복됐고 용의자와 순찰차의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도 2시간 넘게 계속됐다.

용의자는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의 편의점과 제과점, 패스트푸드점에 이어 상당구 내덕동의 편의점 등 청주지역 전역을 돌며 경찰의 추적을 따돌렸다.

결국 경찰은 최씨의 신용카드가 9번째로 사용되던 19일 오전 7시30분쯤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 대성고등학교 앞에서 최씨의 신용카드를 훔쳐 사용한 안모씨(23)를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이날 오전 6시15분쯤 청주시 흥덕구 하복대 인근 상가 앞 벤치에서 잠을 자던 최씨의 뒷주머니에서 신용카드 등이 들어 있는 지갑을 훔친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안씨는 훔친 지갑에 있던 신용카드를 이용해 2시간 사이 9차례에 걸쳐 담배와 햄버거, 케이크 등 85만원 상당의 물건 값을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조사에서 안씨는 "나도 예전에 지갑을 잃어버려 똑같은 일을 당했는데 술에 취한 사람을 보니 그때의 기억이 나서 약이 올라 그랬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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