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종교인의 가르침 영화로 다시 만나다
참 종교인의 가르침 영화로 다시 만나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1.08.01 2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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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가철 볼만한 종교영화
차도 밀리고 사람도 북적대 떠나면 고생인 휴가. 피정이나 템플스테이로 나만의 휴가를 즐기는 것조차 여의치 않다면 종교영화를 선택하면 어떨까 그동안 종교생활에 소홀했다면 영화를 통해 신심을 쌓는 것도 좋을 듯하다.

◇루르드(감독 예시카 하우스너·오스트리아·드라마·전체관람가·96분)

기적을 경험하는 한 여인의 순례길을 스크린에 담은 영화다. 이 영화는, 전신마비로 항상 다른 사람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주인공 크리스틴이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 루르드로 순례를 떠나면서 시작된다.

크리스틴이 찾아간 루르드는 해마다 600만 명의 순례객들이 방문하는 가톨릭 최대 성지 중 한 곳.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경을 이루는 피레네산맥 북쪽에 자리 잡은 작은 도시에 위치한 이곳은 성녀 베르나데트가 18번이나 성모 발현을 경험하면서 유명해졌다. 특히 성녀 베르나데트가 발견한 샘물은 치료에 효험이 있는 성수로 알려져 많은 이들이 기적과 구원을 바라며 루르드를 찾는다.

세계 최고의 성지순례지라고 할 수 있는 루르드를 스크린에 고스란히 옮겨놓은 영화는 경건하고도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해 내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아내 스크린을 통해 성지순례를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세계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가 주관한 시그니스 상과 합리주의자들과 무신론자들의 연맹이 수여하는 '브라이언 어워드'를 동시에 수상했다.

◇바보야(감독 강성·다큐멘터리·전체관람가·73분)

영하 10도의 살을 에는 추위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2009년 2월, 몇 초간의 짧은 만남을 위해 약 40만 명의 사람들이 명동에 모인 단 하나의 이유. 믿음이 척박한 땅에서 최초의 추기경이 되었고, 누구도 나서지 않을 때 용기를 냈으며, 우리 곁을 떠나는 순간까지 기적 같은 사랑을 실천한 故 김수환 추기경. 한국사의 격동기 시절 종교를 넘어 사회의 가장 큰 어른, 약자들의 울타리, 마지막 대변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간 '시대의 거인' 김수환 추기경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하느님의 선택을 받고 한국 최초의 추기경이 된 종교 지도자로서의 삶뿐 아니라, 격동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국 역사의 산 증인으로 살아 온 인고의 삶을 통해 사랑이란 이름으로 살아가고 싶은 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의 순간을 선물할 것이다.

◇법정 스님의 의자(감독 임성구·연소자 관람가·75분)

무소유의 삶을 살다간 법정 스님의 일생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산속 작은 암자에서 평생 홀로 살며 비우는 것이 채워지는 것이라는 철학을 남긴 스님을 통해 욕심으로 행복을 내려놓고 있는 현대인에게 큰 가르침을 주는 영화다.

어린 시절부터 입적에 이르기까지 법정 스님의 모든 일생이 담긴 영화를 통해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의자는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정신이 깃든 특별한 물건이다. 일명 '빠삐용 의자'로 불리는 이 의자는 불일암에 거주하던 시절에 교외에 나올 일이 있을 때 종종 극장을 찾아 조조영화를 봤을 만큼 영화를 즐겼던 법정 스님이 당시 영화 '빠삐용'을 보고 영감을 얻어 만든 것.

"살다가 다 가는 것이지, 영원히 사는 사람이 없잖아" 법정 스님의 마지막 유언이 담긴 육성도 들을 수 있다.

◇울지마 톤즈(감독 구수환·전체관람가·90분)

"처음에는 워낙 가난하니까 여러 가지 계획을 많이 세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갈수록 같이 있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떤 어려움이 닥친다 해도 그들을 저버리지 않고 함께 있어주고 싶었다."

아프리카 수단에서 의료 선교를 하다가 숨진 고(故) 이태석 신부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가수 심수봉의 노래 '그때 그 사람'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엔 생전의 이 신부가 색소폰으로 그 곡을 연주하는 장면이 나온다. 가수 윤시내의 '열애'를 열창하는 모습도. 음악과 시를 즐긴 문학청년인 그가 의대를 졸업하고 사제의 길을 통해 평생을 주는 삶, 나누는 삶을 살다간 이태석 신부.

2001년 로마 교황청에서 사제 서품을 받고 자청해서 아프리카 수단으로 갔다. 내전 중인 남수단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지역. 그곳을 자원하는 성직자는 거의 없었다. 거기서 이 신부는 헐벗고, 굶주리고, 다치고, 병에 걸리고, 희망을 상실한 주민들에게 의술과 예술, 따뜻한 가슴을 베풀었다. 그리고 올해 1월 14일 대장암으로 선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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