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방죽생태공원의 깃대종
솔방죽생태공원의 깃대종
  • 박정순 <제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 승인 2011.07.3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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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박정순 <제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가히 살인 비라는 악명을 얻을 만큼 올 여름비는 정말 야속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가뭄 끝은 있어도 장마 끝은 없다더니 서울 도심 속 녹지축이었던 우면산도 한낱 토사로 내려앉아 버리고 수마에 지역마다 수재민만 억장이 무너진다. 인재건 천재건 숱한 목숨이 희생되고 끔찍한 재해를 당한 수해지역에 위로를 보내며 잠시 빗속을 뚫고 비치는 햇살을 따라 솔방죽생태공원으로 들어선다.

솔방죽생태공원의 야생초단지 둔덕하나를 제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나비비오톱으로 지정관리하면서 솔방죽의 깃대종 보호와 복원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깃대종이란 생태계의 여러 종 가운데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생물종으로 1993년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생물다양성 국가 연구에 관한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개념이다. 즉 홍천의 열목어, 괴산의 미선나무, 덕유산의 반딧불이, 단양의 단양쑥부쟁이같이 생태적 중요성을 강조하여 보호하는 종을 말하는 것이다.

솔방죽생태공원의 깃대종은 민물소형어종인 자생 대륙송사리와 버들붕어, 식물로는 자생종인 꽃창포(산림청 지정 보호식물), 곤충류에는 솔방죽에 자생하는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 2급인 왕은점표범나비를 꼽을 수 있는데, 2009년부터 추가된 종이 사향제비나비다. 사향제비나비는 수컷의 날개에서 사향 냄새가 난다 하여 사향제비나비라는 이름을 얻었다.

제비나비 종류도 여럿이라 구분이 쉽진 않지만 사향제비나비 암컷은 수컷의 날개보다 엷은 갈색날개가 선명한 그물맥 위로 금색 펄이 덮여 있으며 배는 빨간색이다. 제비나비나 산제비, 긴꼬리제비나비에 비하면 몸집이 작은 편이며, 이들에 비해 느리게 날아 나비계의 신사라는 별명도 갖고 있는 흥미로운 녀석이다.

5~6월에 나타나는 봄형과 7~8월에 한 번씩 나타나는데 여름형이 있다. 알은 먹이식물인 등칡이나 쥐방울덩굴 이파리 뒤에 듬성듬성 붙어 있는 것이 발견된다. 유충의 몸은 원통형으로 검고 제3~4배 마디에 흰 가로띠가 있으며 허리에는 육질의 긴 돌기가 울퉁불퉁 줄지어 있고 겨울은 번데기로 난다.

나비비오톱에는 2년 전부터 학생들과 시민들이 함께 쥐방울덩굴과 제비꽃, 산초나무를 비롯한 특정나비의 식초를 직접 식재하면서 변화를 관찰해 오고 있다. 처음 참가한 사람들의 반신반의는 2010년 자연스럽게 꼬리명주나비가 출현하면서 사향제비나비의 자연복원을 기대하게 했다.

한방도시 제천의 생태공원에는 곤충조차 제천에 어울리는 "사향제비나비가 산다."를 슬로건으로 금년 두 차례의 이식이 시도되었다. 한 번은 지난 6월 말경 가랑가랑 초록비를 맞으면서 화려한 성충 11마리를 쥐방울덩굴에 안착시켰으나 며칠 후부터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았다. 하여 7월말에 애벌레와 번데기 상태에서 이식되었다. 이런 과정은 제천고등학교 나비생태연구모임에서 별도의 나비사육장을 설치하여 지도 교사와 단계적인 관찰과 기록을 통하여 진행되고 있다.

우린 솔방죽생태공원의 깃대종 보호를 알리고 생태적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하여 솔방죽생태공원 캐릭터 만들기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시민들의 작은 운동을 통하여 제천의 생태자원을 좀 더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공원은 물론 한방제천의 생태가치를 한층 높게 만들어 줄 것이다.

'한방도시제천'이라는 브랜드는 2010 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를 통하여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지니게 되었음을 공감할 것이다. 여세를 몰아 한방과 생태적 랜드마크를 만들어내고 경제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정책! 솔방죽의 깃대종 사향제비나비와 함께 진행되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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