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사람 배 누르지 마세요"
"물에 빠진 사람 배 누르지 마세요"
  • 임형수 기자
  • 승인 2011.07.31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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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지 응급처치 노하우 … 알고 가면 기쁨 2배
후두·기관지 수축 유발 … 질식 위험 증가


호흡 없을땐 구강대 구강 인공호흡 해야

더위 먹었을땐 소금물·스포츠 음료 효과

휴가 때가 되면 평소의 긴장이 풀리게 되고, 평소 신중하던 사람들도 들뜬 마음에 실수를 하기도 한다. 이에 따른 사고 발생의 위험도 높아진다.

휴가지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하면 무엇보다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행동해야 한다. 당황하면 평소에 알고 있던 응급처치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환자는 더욱 불안해 하게 마련이다.

여름철 피서지에서 필요한 응급처치 요령을 청주 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 이기중 센터장으로부터 알아봤다.

◇ 물에 빠진 환자를 구했을 때=물에 빠졌다고 해서 물이 기도로 대거 유입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들이마신 물을 빼기 위해 배를 압박하거나 머리를 밑으로 해서 몸을 흔드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 후두나 기관지가 수축되면서 오히려 질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자가 숨을 안 쉬거나 숨이 미약하면 지체하지 말고 환자의 코를 막고 구강 대 구강으로 인공호흡을 시행해야 한다.

만약 환자가 다이빙이나 서핑 도중에 사고를 당했다면, 경추(목뼈) 손상을 의심해야 하고, 그 경우 목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해야 한다. 물에 빠진 환자는 소생 후에도 폐손상 등 합병증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빨리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저체온증을 막기 위해 환자를 담요로 덮어주는 것도 좋다.

◇ 수영하다 쥐가 날 경우=당황하지 말고 숨을 크게 들이쉰 다음, 물속으로 엎드린 채 쥐가 난 부분을 주물러야 한다. 다리를 살짝 굽힌 상태로 편하게 해주면 대개 5~10분 후 풀린다.

장딴지에 쥐가 났을 때는 장딴지를 문지르면서 무릎을 펴고 엄지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세게 젖힌다. 쥐가 난 근육의 운동이 특히 많았기 때문이므로 수영법을 바꿔 보기도 하며, 찬물에 오래 들어가 있어 혈액순환이 나빠졌을 수도 있으므로 근육이 어느 정도 풀렸으면 물에서 나와 몸을 따뜻하게 한다.

◇ 갑자기 의식을 잃었을 때=원인에 관계없이 호흡에 지장이 없도록 고개를 뒤로 젖혀준다.

입 안에 있는 이물질(침·토물·틀니·피 등)을 제거해 준다. 조이는 옷과 벨트 등을 느슨하게 하고, 토한 음식이 폐로 넘어가지 않도록 머리를 약간 낮추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의식이 없을 때 우황청심환 같은 약이나 물을 입에 넣어주면 기도를 막거나 폐로 넘어가 폐렴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신속하게 119에 도움을 청해 가까운 응급실로 옮긴다.

◇ 더위 먹었을 때=두통·구토·쇠약감·식욕부진·근육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소금 성분이 함유된 물이나 스포츠 음료를 먹이는 게 좋다.

햇볕에 나갈 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를 피하고 노출시간은 처음 10~15분 정도로 하고 차츰 늘려가는 게 좋다.

◇ 귀에 물이 들어가면=물이 들어간 귀를 아래로 하고 누우면 물이 저절로 흘러 나온다. 그래도 물이 안 나오면 면봉으로 가볍게 닦아낸 후 자연히 마르도록 기다린다. 그래도 멍하고 소리가 안 들리면 이비인후과를 찾아야 한다.

◇ 이런 환자 특히 주의=광독성(光毒性)을 유발하는 '테트라사이클린' 항생제, '퀴놀론항균제' 등의 약물 복용자는 조금만 햇볕을 쬐어도 피부화상이 심하게 나타나므로 휴가 전에 미리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협심증 환자는 어디를 가든 관상동맥 확장제인 '니트로글리세린' 제제를 휴대해야 하며, 천식 환자도 흡입제를 갖고 다녀야 한다.

도움말 : 이기중 청주 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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