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조현석 <괴산군선거관리위원회 관리담당>지난달 31일 괴산농협조합장 선거가 치러졌다.
모두 1601명의 조합원이 조합장 선거에 참여해 괴산농협을 이끌어 갈 조합장을 선출했다.
과거의 조합장 선거는 후보자 매수, 금품과 향응 제공, 비방·흑색 선전 등 과열·혼탁 선거로 얼룩져 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여느 선거보다 깨끗하게 치러지고 성숙한 시민의식이 돋보인 선거라고 평가되고 있다.
금품·향응 제공 등의 심각한 선거 범죄뿐만 아니라 사소한 후보자의 비방이나 어느 선거에나 있을 법한 유언비어는 없었다.
후보자들은 오직 자신의 장점과 공약을 내세우며 정책선거를 시행했고, 선거관리위원회의 공명선거 협조 요청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조합원들의 성숙한 시민의식도 이번 선거를 빛나게 했다.
선거운동 기간에는 후보자들의 정견과 정책을 차분히 경청했고, 선거 당일에는 많은 조합원들이 투표소에 몰렸음에도 투표소의 질서는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당선자가 결정된 뒤에는 지지하는 후보자에 상관없이 당선자를 축하하고, 낙선자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는 모습에서 괴산농협 조합원들의 높은 시민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치러진 조합장 선거는 언제부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위탁하게 되었을까.
위탁의 동기는 복마전이라고까지 불리는 과거 조합장 선거의 부정과 혼탁 때문이다.
조합장 직선제를 실시한 이후 1300여개 조합이 선거를 치른 1994년 선거에서는 26명, 1997년에는 13명, 2001년에는 14명이 선거범죄로 구속됐다.
이에 광범위한 불법·타락 선거에 대한 개혁요구가 사회 각계각층에서 강력히 제기됐고, 드디어 2004년 12월31일 '농업협동조합법'을 개정해 2005년 7월부터 선거관리위원회가 조합장 선거를 위탁 관리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금품제공, 비방 등 불법선거운동이 차차 사라지게 됐고, 이번 괴산농협조합장 선거와 같이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이는 2008년 실시한 인사이트 리서치 조사 결과, '위탁 전·후 조합장선거 공정성 비교'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더 깨끗하고 공정해졌다'는 응답이 79.6%에 달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또한 조합원들의 시민의식도 높아져 조합장선거뿐만 아니라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등의 공직 선거에도 공명선거 문화 정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완전한 공명선거 실현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지난 3월 경남에서 조합원들에게 140여만원을 살포한 혐의로 모 조합장이 구속됐다.
아직도 돈 선거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 있어 안타깝다. 우리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더욱더 공정하고 깨끗한 조합장 선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선거관리위원회의 노력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후보자를 비롯한 조합원 모두가 선거와 관련된 불법행위를 단호히 배격하고 선거관리위원회의 공명선거에 대한 노력에 적극 동참할 때 이룩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괴산농협조합장선거는 우리 선거관리위원회뿐만 아니라 후보자, 조합원들의 공명선거 노력의 결정체다.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의 한 사람으로서 후보자들과 괴산농협 조합원들의 민주 의식에 감탄하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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