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웃을 내몸처럼… 한평생 나눔실천
소외된 이웃을 내몸처럼… 한평생 나눔실천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1.05.16 17: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故 한영제 목사 소천 1주기
청주 좋은 교회 추모음악회

유언 헌금·교인 성금 더해

22일 아프리카 교회 건립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는 성경의 말씀을 생전의 과제처럼 실천하다 세상을 떠난 청주 좋은 교회(청원 남이면 석판리) 한영제 초대 목사(사진). 한 목사 1주기 추모제가 최근 그를 그리는 신자들과 지인들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청주 좋은 교회(담임목사 김종훈)는, 지난 15일 한영제 목사 소천 1주기를 맞아 추모예배와 한 목사의 지인 1000여 명을 초청해 추모음악회를 개최했다. 이날 교회 측은 특별 제작한 고 한영제 목사 기념 동영상을 상영했다.

고 한영제 목사는, 1955년 충남 공주출신으로 감리교 신학대학을 졸업한 뒤 공군 군목을 거쳐 1985년 청주 좋은 교회를 개척했다. 당시 청주 봉명동에서 시작한 이 교회는 늘어나는 교회를 감당할 수 없어 2002년 2월 교외인 청원군 남이면 석판리로 이전했다. 4만 2900㎡ 부지에 본당을 비롯 야외예배당, 도서관, 청년관, 교회학교, 전망탑 등 부속건물 10곳을 전원교회로 조성해 성도 3000여 명이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터전을 다졌다. 2001년도엔 옥천군 군북면 추소분교 터에 '좋은 동산'을 건립해 150여 명이 예배를 볼 수 있는 시설을 구축했다

한 목사는 교회가 사회의 소금 역할을 해야 한다는 철학으로 장애인들을 위해 농아인 교회를 부설기관으로 설치했다. 현재는 강장호 목사가 농아인 교회에서 1000여명의 농아 신도들을 돌보고 있다. 특히, 농아 교회 교인들로 구성한 '기드온엔젤스 축구팀'은 충북대표로 2010~2011년 연속 2회 전국농아인 축구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교회 창립 10주년을 맞은 1995년엔 한 목사는 태국어 성경 1만 권을 대한성서공회를 통해 제작·발송했다. 감리교 충북연회 청주북지방 감리사, 감리교 본부 교육국 위원 및 감리교신학대학교 객원교수 등을 역임한 고인은, 30여 년의 목회생활을 통해 스스로 본보기가 되는 성경적 구도자의 삶을 살았다.

고인은 상식과 균형감각 있는 실천적인 기독교인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좋은 성서연구', '믿음의 길' 등의 교재를 집필해 교인들에게 성경과 교리에 관한 올바른 교육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확신 편과 성장 편 두 권으로 이뤄진 '믿음의 길' 교리 책자는 감리교 교육국에서 2005년부터 한국감리교 교리교재로 채택해 국내·외에 배포됐다. 이 밖에 '발자취를 따라', '예수의 죽으심과 사심', '키스톤', '소년과 보트', '좋은 동산 이야기', '은항골 이야기', '바울처럼 살고 싶어라' 등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

고인은 지난해 5월 말기암으로 55세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말기암으로 투병하는 중에도 그는 부활절 특별새벽기도회의 설교집을 직접 작성하는 것은 물론 '쓰러지면서 일어섬', '남겨두고 싶어서요' 등 두 권의 저서를 남겼다. 작고 후 한 목사는 안구와 시신을 충북대병원에 기부해 나눔을 통한 사랑을 실천했.

오는 22일엔 아프리카 모잠비크에 고 한영제 목사 기념교회로 '짐뻬뚜 좋은 교회'가 건립돼 헌당예배가 열릴 예정이다. 이 교회는 고인의 유언으로 헌금한 1000만 원과 교인들의 성금을 보태 지어졌다.

청주좋은 교회 관계자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실천하는 삶을 살기란 쉽지 않지만 한 목사는 앞장서서 나눔을 실천한 목회자였다"고 회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