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정권 몰락·민주화 20년… 도약의 몸부림 속으로
공산정권 몰락·민주화 20년… 도약의 몸부림 속으로
  • 충청타임즈
  • 승인 2011.05.12 19: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엄갑도의 발로쓰는 발칸반도 여행기
② 새롭게 밝아지는 루마니아

9시 30분 비행끝 헬싱키공항… 청주보다 작아 보여

루마니아 공항청사서 '삼성' 광고판 보며 어깨 으쓱

끝없는 평원 달려 숙소… 긴 여행의 첫날 밤 지나가

3월 28일 아침 8시경 인천 공항에 도착한 나는 먼저 부산의 강중구씨와 광주의 김복희씨 내외분을 처음으로 만나 즐거운 여행을 하자는 첫인사를 서로 나누었다. 그리고 동행하는 30명, 합계 34명의 발칸반도 여행단이 여행사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탑승수속을 끝내고 핀 에어(FINNAIR) AY42기에 탑승했다. 10시 30분에 비행기는 이륙했다. 이렇게 해서 가슴 설레는 발칸반도 9개국 여정은 시작됐다.

약 9시간 30분이 걸린 긴 비행 끝에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 국제공항에 먼저 착륙했다. 현지 시간으로 오후 2시 5분경이었다. 시차가 6시간 늦었다. 헬싱키 날씨는 잔뜩 흐려 있었고, 주변에는 많은 눈까지 쌓여 있어 을씨년스러웠다. 2시간여 루마니아행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처음 와 본 헬싱키 공항청사 이곳 저곳을 구경했다. 공항청사는 생각 외로 좁고 빈약했다. 어쩌면 청주공항보다도 빈약해 보임은 내 자만심이 커서일까.

이윽고 기다리던 루마니아행 비행기(FINN AIR AY3773)에 탑승했다. 탑승할 즈음에는 밝은 햇살이 공항 활주로에 눈부시게 쏟아지고 있어 을씨년스러움을 조금은 가시게 했다. 오후 4시 30분 비행기는 이륙했다. 호수의 나라답게 곧 호수들이 나타났다. 대부분 얼음과 눈으로 덮인 넓은 호수들은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곧이어 발틱 해의 푸른 파도가 잔잔한 파도를 일렁이며 또한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2시간 30여분 낯선 땅을 비행한 비행기는 오후 7시 조금 지나 루마니아의 수도 부카레스트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짐을 찾아 공항을 나오니 현지 가이드가 우리를 맞아 대기하고 있는 버스로 안내했다.

설렘과 흥분으로 루마니아 땅을 처음 밟게 되었다. 쾌청한 날씨에 기온은 영상 8도라 포근했다. 그리 높지 않은 건물들이 저녁 햇살을 받아 따뜻함을 느끼게 했다. 거기에다 공항청사 일부 벽면에 'SAMSUNG' 대형 광고판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아! 이국땅에서 첫발을 내딛고 있는 순간에 보게 되는 우리나라의 기업 광고판, 해외여행 시마다 우리나라 기업 광고판을 보게 될 때 어깨가 으쓱해지는 이 기분은 국력의 힘이 아니던가.

우리가 탄 버스는 7시 40분경 공항을 출발했다. 부카레스트 시내 관광은 내일로 계획되어 있어 바로 숙박지로 예정되어 있는, 북서쪽으로 170km 떨어진 브라쇼브로 향했다.

시내를 벗어나자 끝없이 펼쳐지는 평원, 잘 구획 정리된 농경지가 황혼 빛으로 아름답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달리는 차창을 통해 내다보는 이국의 풍경이 이채로운데 점점 어둠이 찾아들고 있어 안타깝게 하고 있었다. 끝 간 데 없이 넓은 평원을 지루할 정도로 달리던 버스는 마침내 산자락을 타고 산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뜨문뜨문 나타나는 산속 마을들은 빠르게 지나가는 버스와는 대조적으로 불빛을 반짝이며 평화로워 보였다. 어둠 속에서도 스쳐가는 산록들이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루마니아하면 첫 번째로 생각나는 것은 드라큘라이고, 다음은 북한의 김일성과 호형호제하였다는 독재자 차우세스크, 마지막으로 생각나는 것은 체조요정 코마네치가 아니던가. 달리는 차 속에서 가이드는 루마니아에 대한 많은 설명을 하고 있었다. 중요 사항을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루마니아의 면적은 23만8391km로 한반도의 1.1배 정도, 인구는 2150만 명이며 수도는 부카레스트. 종교는 루마니아 정교회가 86.7%, 로마 가톨릭 4.7%, 개신교가 5.2%이며, 그 외 소수 종교로 구분된다고 한다.

지형적으로 보면 유럽 남동부 발칸반도의 동북쪽에 위치한 나라로서, 동북쪽으로는 우크라이나와 몰도바, 서쪽으로는 헝가리와 세르비아, 남쪽으로는 다뉴브강을 끼고 불가리아와 국경을 이루며 흑해와 접한다. 국토 중앙으로 카르파티아 산맥이 지나가며 발칸반도에서는 가장 큰 나라다.

역사적으로 AD106년 로마제국에 정복되어 약 1세기 동안 로마의 지배를 받게 된다. 이때 로마인이 사는 땅이라는 의미의 루마니아라는 국가 이름이 생겼다. 몰다비아 지역과 왈라카이 지역은 14세기 루마니아인의 봉건국가가 세워졌으나 오스만 투르크의 발칸반도 진출로 19세기 후반까지 지배를 받게 된다. 19세기가 되면서 끊임없이 독립운동을 일으키지만 러시아 투르크 간의 전쟁으로 다시 러시아의 간섭을 받게 된다. 1877년 러시아 투르크의 7차 전쟁의 결과로 마침내 독립 국가를 이루게 된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는 승전국이 되어 트란실바니아, 세바리비아 및 부코비나 지역을 획득해 루마니아 전성기를 맞이한다. 그러나 제2차 대전 후에는 부코비나와 베사라비아를 소련 연방에 할양하고 말았으며 1947년 12월 30일 소련군에 의해 최후의 국왕 미하이 1세가 폐위되면서 군주제가 폐지되고, 1948년 루마니아 인민공화국이 수립되어 공산화되었다.

1967년 차우세스크가 대통령이 되어 인민을 억압하는 독재정치를 실시하였다. 거기에다 경제정책의 실패로 인민들의 생활이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되자 인민들이 봉기하기 시작했다. 무차별 사격으로 탄압하였으나 군대가 등을 돌려 1989년 12월 25일 사형됨으로써 공산정권이 붕괴되고 1990년 민주정부인 루마니아공화국이 탄생되었다. 지금은 새롭게 밝아지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2004년 나토에 가입했고, 2007년에는 유럽연합의 정식 회원국이 되었다고 한다.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질문하면서 오는 사이 어느덧 버스는 호텔 앞에 멈춰 섰다. 시계는 밤 1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러니까 2시간 20분을 달려온 셈이다. 방 배정을 받고 자리에 누웠다. 긴 하루의 여행이었다. 나는 이번 여행을 통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게 되기를 마음속으로 기원하면서 잠을 청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