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신장 기능을 유지하려면<하>
건강한 신장 기능을 유지하려면<하>
  • 권순길 <충북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 승인 2011.04.10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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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권순길 <충북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육류·염분섭취 줄여야


건강한 신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육류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고기를 많이 먹으면 영양이 풍부해서 신장에 도움이 될 것 같지만 지나친 육류의 섭취는 단백질 양을 증가시켜 당뇨병이 있거나 고령의 경우에는 신장의 기능을 나쁘게 할 수 있다.

우리의 신장은 노폐물을 효과적으로 배출하면서 단백질 성분은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지켜 주는데, 과도한 단백질의 섭취는 몸속에 노폐물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이러한 신장의 사구체 장벽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 실제로 단백질을 적게 섭취한 사람들과 제한하지 않은 사람들을 비교하였을 때 나중에 신장의 손상이 단백질을 많이 섭취한 사람들에서 더 진행되었다.

진료실에서 신장이 나빠지기 시작하여 환자분들에게 고기를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교육하면 아예 입에도 안 대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근력의 약화와 영양 결핍으로 오히려 전신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항상 적당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보통 한 끼에 생선 한 토막 정도는 거의 무리가 가지 않는다.

진료실에서 신장 이야기를 하다 보면 부부가 함께 오신 경우 아주머니가 담배도 신장에 안 좋지요 하면서 환자 뒤에서 필자를 향해 한쪽 눈을 찡긋하는 경우를 보는데 담배와 신장 기능도 비교적 연관이 있다.

흡연 자체가 신장을 나쁘게 한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아직 부족하지만, 흡연이 심장병과 동맥경화증을 일으킨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앞서 설명했듯이 신장은 복잡한 혈관들로 얽혀 있는, 혈액을 걸러 내는 장기이므로 혈관의 상태가 좋아야 신장 기능이 잘 보존된다. 즉, 담배는 동맥경화증을 일으키고 신장 혈관에도 동맥경화가 오면 자연히 신장 기능도 나빠질 수밖에 없다.

소금의 섭취를 줄이는 것도 신장을 잘 보존하는 지름길이다. 병원에만 오면 의사들이 싱겁게 먹으라고 잔소리를 하는 이유는 염분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압이 오르게 되고 혈압이 오르면 신장으로 가는 혈액 순환이 좋아지다 못해 너무 압력이 과도하여 신장 혈관을 망가뜨린다.

젊고 건강할수록 영향을 덜 받으나 고령, 당뇨병, 기존의 고혈압이 있는 분들은 최대한 염분 섭취를 억제하는 것이 신장을 잘 보존하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음식은 국물로 된 종류가 많은데 특히 국물이 뜨거운 경우에는 짠맛을 잘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찌개와 같이 소금이 많이 있는 음식들은 가끔 드실 것을 권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들, 바로 고혈압과 당뇨병의 조절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신장을 망가뜨리는 주범들 중 1등이 당뇨병이다. 전체 투석환자의 반이 당뇨병에 의해 신장이 나빠진 분들이며 신장이 나빠지면 대부분 고혈압이 합병된다. 당뇨병과 고혈압은 질병의 기간과 조절 정도에 비례하여 악화를 예측할 수 있는데, 20년 이상 당뇨병을 앓아도 신장 기능이 정상인 환자들도 있는 반면 5-6년 당뇨병을 앓았을 뿐인데 신장 기능이 반 이상 망가진 환자들도 있다.

당뇨병이 진행되면 신장혈관에 동맥경화가 심해지고 노폐물을 걸러 내는 가장 중요한 단위인 사구체의 구조가 망가지게 되어 소변에 거품이 나오고 몸이 붓는다. 고혈압 역시 높은 압력으로 피가 흐르면 신장 혈관이 손상되어 노폐물을 거르는 능력이 점점 떨어지게 된다.

대부분의 질병 특히 만성 질환들은 진행 정도를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며 특히 신장질환의 경우에는 병이 심해지기 전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므로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느냐에 따라 조기에 발견하거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손쉽게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요즈음, 신장질환에 관심을 많이 가져 주시고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신장병을 일찍 찾아서 치료하거나 조절을 잘 받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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