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나칩 노사 성과급 신경전
매그나칩 노사 성과급 신경전
  • 남경훈 기자
  • 승인 2011.04.04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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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상장때 300% 약속불구 200% 지급
노,"신뢰·규범적 효력의 문제… 지급 마땅"

사,"유효기간 경과·회사경영난 감안해야"

청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매그나칩반도체 노사가 성과급 100%를 놓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번 성과급은 국내 기업으로는 보기드물게 뉴욕증시 상장을 조건으로 종업원들에게 당초 지급키로 한 것이어서 매출달성 등 일반적인 성과급과는 성질이 다른 데다가 노사가 단협 효력을 놓고 맞붙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4일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에 따르면 매그나칩 노조가 지난주 성과급 100% 미지급에 따른 임금체불 진성서를 접수시킴에 따라 조만간 법리검토 등을 거친뒤 노사 양측을 불러 본격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청은 노사가 지난 2007년 맺은 단협에 회사가 뉴욕증시 상장시 종업원들에게 성과급 300%를 지급키로 했으나 200%만 지급한 채 100%를 미지급함에 따라 진정서를 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임금삭감 등 고통분담을 통해 상당한 노력을 해 왔고, 사측이 단협 효력을 운운하고 있는 것에 대해 노사간의 신뢰와 규범적 효력의 문제로 당연히 미지급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단체협약을 해마다 맺어오면서 이미 유효기간이 지났고 민법상으로도 3년이 효력기간이어서 이를 모두 지킬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 지난 2009년 회사가 채무면탈 상황에 이르는 등 극도로 어려운 가운데 이제 겨우 주식상장을 통해 정상 경영에 나서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노조 측의 양보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청주지청 근로개선과의 한 관계자는 "보통의 임금체불 사건과 달리 법리적으로 다툼이 예상되고 미지급 100%가 35억원에 달해 결정에 진통이 예상된다"며 "특히 이 회사 대주주가 미국계 캐피탈로 사실상 주인이 없는 회사로 경영층이 이를 접근하기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디스플레이구동칩·전력반도체 기업인 매그나칩반도체는 지난달 1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통해 기업공개(IPO)를 했다. 국내 기업 중 국내 증시를 거치지 않고 뉴욕증시로 직행한 것은 매그나칩이 처음이다.

매그나칩은 2004년 하이닉스 비메모리 사업부문이 분리 독립해 설립됐다. 청주와 구미 2곳에 생산라인을 두고 있으며 종업원 수는 3300명이다.

지난해 매출은 7억7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7.6% 증가했고, 순익은 2억4369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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