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자살농민 유가족 생계배려 절실
구제역 자살농민 유가족 생계배려 절실
  • 이경호 기자
  • 승인 2011.02.1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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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아들 장애로 불편… 행정당국 도움 필요
구제역 양성판정에 비관해 음독자살한 충주시 가금면 김모씨의 소 29마리가 10일 모두 살처분·매몰조치된 가운데 남겨진 부인과 아들 등 가족들의 생활고와 고충이 불가피해 행정당국의 각별한 배려가 요구된다.

충주시 방역당국은 지난 4일 숨진 김씨에 대한 장례를 가금면사무소의 협조로 6일 무사히 마쳤고 10일 충주시 가금면 창동리 농장에서 구제역 감염 소 29마리에 대한 살처분·매몰처리를 실시하는 등 신속하게 사후처리를 마쳤다.

당초 지난달 28일 김씨의 농장에서 2마리의 한우가 구제역 양성판정을 받아 매몰 대상은 2마리에 불과했지만 축산위생연구소와 충주축협 등 방역당국이 지난 8일 현지 방문을 통해 구제역 증세를 보인 나머지 소와 송아지 등 27마리에 대해서도 살처분·매몰처분 결정을 내렸다.

특히 이 같은 결정에는 김씨 사망이후 남겨진 부인이 지체장애 1급의 중증 환자인 데다 초등생 아들마저도 뇌병변 장애를 앓는 등 농장을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씨의 농장은 충주시 가금면 창동리의 지방도로에서 2km이상 떨어진 야산 중턱에 홀로 자리잡고 있어 마을 주민들의 왕래가 뜸한 데다 장애를 앓고 있는 부인과 아들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 김씨는 30년 전 경북 봉화에서 충주로 이사를 와 충주지역에 아무런 연고가 없고 일가친척도 단 한 명이 없으며 김씨 부인도 친정이 괴산군 청천면이기 때문에 가족들의 도움을 받기도 어려운 처지다.

충주시 관계자는 "숨진 김씨도 안타깝지만 남겨진 부인과 아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며 "다행히 김씨 부인의 남동생이 괴산 청천면에 살고 있고 초등생 조카를 돌봐주기로 하고 학교 전학을 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씨 부인은 농장에 홀로 남아 생활하면서 구제역 파동이 지나가면 다시 송아지를 입식해 키우고 싶다는 뜻을 피력하고 있다"며 "다만 홀로 외딴 집에서 불편한 몸으로 생활하기 어렵기 때문에 인근 마을 주민들과 협의해 수시로 돌봐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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