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친척 한데모여 情 타임
가족·친척 한데모여 情 타임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1.01.31 2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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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세대들에겐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다. 집 안에 틀어박혀 있기보다는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해 지는 줄 모르다가 “철수야 밥먹어라”라는 엄마의 외침에 귀가하던 그런 추억말이다. 놀이가 사라지기는 명절 때도 예외가 아니다.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지만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한데 어울려 놀기란 쉽지 않다. 이번 연휴 기간에는 온 가족이 모여 부모 세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추억의 전래놀이를 아이들과 함께 즐겨 보자.

◇ 윷놀이

설날엔 뭐니뭐니 해도 윷놀이가 최고다. 멍석에 먹물로 그린 윷판이 아니더라도 가족들의 왁자지껄 웃음소리로 그 재미는 덜하지 않다. 장작윷이 없다면 큰 콩을 쪼개 콩 윷으로 놀거나 적당한 물건으로 종지 윷을 대신할 수도 있다. 어른들은 윷가락을 던지며 “첫도 유복이라”(처음 나오는 도는 복이 있다) “첫모 방정에 새 까먹는다”(모가 나오면 실속이 없다)는 말로 승패를 미리 예견한다. 내 것은 내 것이요, 남의 윷판도 내 것으로 돌려야 하는 만큼 윷판을 달구는 입심싸움조차 명절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예전의 규칙을 고수할 필요도 없다. ‘뒷도’표시가 없는 나머지 세 개가 뒤집히면 ‘자유걸’(전후좌우 자유롭게 세 칸을 간다)이나 결승점에 도착한 말은 도가 아니면 끝낼 수 없도록 하는 등 새 규칙을 만들어 추가해 재미를 배가시킬 수 있다.

◇ 제기차기



한가운데 구멍이 뚫어져 있는 엽전이나 쇠붙이 등에 한지, 헝겊, 털실을 달아서 만든 제기를 땅바닥에 떨어뜨리지 않고, 횟수를 거듭해 발로 차올리는 놀이로 가장 많은 횟수를 기록한 사람이 우승을 차지하는 제기차기. 민속촌이나 박물관을 가야 만날 수 있는 희귀놀이가 아님에도 컴퓨터 게임에 밀린 찬밥놀이가 됐다. 그러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놀이 가운데 하나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즐길 수 있어 명절 놀이로는 딱이다. 특히 움직이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는 체력훈련에도 도움이 된다. 놀이 방법은 ‘두발로 차기’, ‘한발 차기’, 배구처럼 ‘주고받기’등 기본 기술만 익히면 가족 게임으론 손색없다.



◇ 투호

이 놀이는 큰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 게 장점이다. 누구든지 쉽게 할 수 있고 각 가정에서도 가족들과 게임하기 좋다. 출발선에서 2~3미터 앞에 항아리나 둥근 통을 놓고 던지는데 가장 많이 넣는 사람이 이기게 된다. 나무가지를 꺾어 화살을 만들면 된다. 팀을 나눠 즐기거나 개인별로 해도 된다.

 

 

 



◇ 승경도놀이

가족이 한 줄로 열을 지어 앉은 뒤 맨위에서부터 벼슬을 정한다. 왕,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 판서, 참판, 나졸, 거지 등 알기 쉽게 요즘식으로 차례를 매기는 것이다. 먼저 거지가 바로 윗자리에 나아가 절을 한 번 하고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이기면 계속 그 다음 벼슬에 도전한다. 거지가 지면 그 자리에 남고, 이긴 사람이 도전을 계속해 나간다. 이렇게 해서 왕에 도전한 사람이 지면 거지가 된다. 왕도 지면 거지가 된다. 왕이 도전자를 세 번 이기면 마지막에 도전한 사람에게 원하는 벌을 줄 수 있다. 원래 이 놀이는 양반층 자제들이나 부녀자들이 말판인 승경도를 가지고 즐겨하던 놀이다.



◇고누놀이

말판에 말을 놓고 번갈아 가며 한 번씩 말을 놓거나 옮기는 우리 고유의 말판놀이다. 옛날 어른들은 땅에 말판을 그리고 돌멩이를 말로 썼지만, 요즘에는 종이 말판과 바둑알을 주로 이용한다. 고누는 말판 형태와 놀이방법이 다양하며, 곤질고누가 가장 수준이 높고 재미있는 놀이로 꼽힌다.

우선 그림①과 같이 말판을 그린 뒤, ②와 같이 양편이 번갈아 말 하나씩을 말판의 교차점 스물네 곳 중 아무 곳에나 마음대로 선택해 놓아간다. ③처럼 가로나 세로, 또는 대각선 방향으로 자기 말 세 개가 나란히 놓이면 ‘곤’ 하고 외친다. ‘곤’이 되면 ④와 같이 상대편이 불리하도록 상대편의 말 하나를 골라 떼어 내고 그 자리에 표시를 한다. 표시한 자리는 양편 모두 말을 놓지 못한다. 표시한 자리를 제외하고 빈 자리가 없을 때까지 번갈아 말을 둔다. 더는 놓을 데가 없으면 표시한 자리에 상관없이 말판의 선을 따라 한 칸씩 번갈아 말을 움직인다. 이때에도 말판을 움직이다가 자신의 말이 가로, 세로, 대각선으로 세 개가 나란히 놓이면 ‘곤’이 되며, 상대편의 말 하나를 잡는다. 계속해서 말판을 따라 움직이며 ‘곤’을 만들어 상대방의 말을 잡는다. 어느 편이든 말이 세 개 미만이 되어 ‘곤’을 만들 수 없게 되면 지게 된다.

◇ 산가지 놀이

수판이나 계산기가 없던 시절, 셈을 도와주던 기구 구실을 했던 산(算)가지를 이용한 놀이다. 산가지란 우리 선조들이 수효를 셈하는 데 쓰던 젓가락만한 대를 말한다.

게임은 2~5명이 선을 정한 뒤, 선이 산가지 20~30개를 한움큼 쥐어 바닥에 세웠다가 자연스럽게 놓으면 산가지가 흩어지면서 차곡차곡 쌓인다. 흩어진 산가지를 다른 가지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나씩 집어가는데 가장 많이 집어간 사람이 이긴다. 다른 가지가 흔들리면 산가지를 가져갈 수 없으며 집어간 가지를 이용해 다른 가지를 살짝 들어내도 무방하다. 산가지에 검정, 빨강, 노랑, 초록 등의 색을 칠해 색깔별로 점수를 매겨 점수제로 승부를 내기도 한다. 놀이방법이 간단하지만 세심한 관찰력과 극도의 섬세한 손놀림이 필요하고. 정신집중과 함께 예민한 감각이 요구돼 교육적 효과도 크다.

요즘은 나뭇가지 대신 주로 이쑤시개를 사용한다. 어떤 모양을 만들어놓고 몇 개만을 옮겨 문제 출제자의 의도대로 고치는 것이다. 수수께끼 수준에서 난센스까지 문제는 다양하다. ‘삼각형 없애기’ 같은 경우, 9개로 삼각형 3개를 만든 뒤 2개를 옮겨 삼각형 3개를 모두 없애는 것이다. 성냥개비 6개로 가을 추(秋)를 만드는 것도 그렇다. 정답은 다섯 개로 벼 화(禾)를 만든 뒤 나머지 1개로 불(火)을 켜 오른쪽에 슬그머니 밀어 넣는 것이다. 이처럼 문제는 다양하게 출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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