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천서 중부지역 첫 확인
달천서 중부지역 첫 확인
  • 김성식 기자
  • 승인 2011.01.30 21: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열대산 '왕우렁이' 알 상태서 동면
충청타임즈 취재팀 발견

전문가·실태조사 등 시급

유해동물로 낙인찍힌 (아)열대산 '왕우렁이'가 알 상태로 겨울을 나고 있는 사실이 중부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달천에서 확인됐다.

본보 취재팀은 지난 29일 달천 상류인 괴산군 청천면 후평리 앞 하천에서 갈대와 바위 등에 달라붙은 채 눈 속에서 겨울을 나고 있는 왕우렁이 알들을 발견했다.

수십 개의 알덩어리 형태로 발견된 왕우렁이알들은 대부분 흰빛을 띤 선홍색을 하고 있었으며 영하 10도 이하의 추운 날씨 속에서도 얼지 않고 살아 있었다. 알덩어리 1개에는 보통 100~300개 정도의 알들이 포도송이처럼 뭉쳐 있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경남 해남과 전남 장흥·장성 등 주로 남부지역에서 알 상태로 동면하고 있는 것이 발견돼 왔을 뿐 중부 내륙의 달천유역에서 야생상태의 월동란(卵)이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체동물 복족류에 속하는 왕우렁이(영명 Apple snails, 학명 Pomacea canaliculata Lamark)는 (아)열대지역인 남아메리카 아마존강 유역에 사는 패류의 일종으로 중남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지에 10속 120여 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왕우렁이 성체의 생존수온은 최저 2에서 최고 38℃이나 수온이 9℃이하로 떨어지면 움직이지 않고 동면상태로 들어가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우리나라에는 1980년대 초 식용목적으로 수입된 후 비닐하우스 안에서 양식되던 것이 점차 국내 환경에 적응력이 생기면서 친환경 농법의 일환으로 논 잡초 제거에 이용돼 왔는데 이것이 최근 야생으로 번져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왕우렁이알들은 달천 상류의 지류인 미원천 부근 농경지에서 수년 전 잡초 제거용으로 방사된 것이 하천으로 유입돼 야생에 적응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부내수면연구소 이완옥 박사는 "왕우렁이 월동 지역과 월동 개체수가 계속 느는 추세"라며 "이는 왕우렁이의 환경적응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말했다.

충북도 내수면연구소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1984년 식물방역법상의 농작물 유해동물로 지정하고 타이완에서는 막대한 작물 피해로 양식을 전면 금지하는 등 왕우렁이를 유해동물로 인식하는 나라가 많다"며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정확한 실태조사와 함께 피해 사례에 대한 모니터링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왕우렁이는 번식력이 강하고 잡식성인 까닭에 일부에서는 '제2의 황소개구리'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눈 속에서 겨울을 나고 있는 왕우렁이알들. 본래 (아)열대 지역이 원산지이나 영하 10도 이하에서도 알이 얼지 않을 만큼 국내 환경에 적응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