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박한 삶 … 여울처럼 잔잔히 흐르다
각박한 삶 … 여울처럼 잔잔히 흐르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1.01.20 2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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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판암 교수 수필집 '마음의 여울' 출간 … 청주농고 진학시절 등 회고
한판암 교수의 수필집 '마음의 여울(출판 해드림)'이 출간됐다.

마음의 여울에 실린 글들은 저자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써 온 진솔한 삶의 이야기들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은 각박한 삶에서 여울처럼 잔잔하게 흐르는 마음의 소리들로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번 수필집은 그의 다섯 번째 수필집으로 저자의 작품 성향을 잘 보여준다. 6장으로 된 본문은 세상읽기, 내면, 지식, 공존과 사유, 경험, 사고를 키워드로 하고 있다. 지난 시간의 추억과 더불어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의 시선은 차분하다. 또 학자로서의 오랜 경륜이 묻어나듯 어둠을 내치는 죽비소리가 있는가 하면, 숨 가쁘게 살아가며 내쉬는 숨비소리, 여울로 깎이는 조약돌의 아픈 소리도 있다.

저자의 기억 속엔 청주와의 인연이 오롯이 각인되어 있다. 수필 '십대 후반의 흔적을 찾아서'에는 청주농고에 진학해 인연을 맺었던 청주 시절이 실려있다. 장래문제를 두고 고심하던 시절, 냉엄한 현실에서 부딪혔던 숱한 고민과 현실은 저자에겐 가장 어려웠던 시간이었다고 회고한다. 하지만 갈등과 좌절이 올곧은 세상을 바라보게 한 시금석이자 나침반이었음을 먼 기억에서 끄집어내 들려준다.

한 교수는 "사유와 앎이 응축된 얘기들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자기고백으로 자성(自省)을 통한 자기 승화를 꾀하는 수단 중에 하나"라며 "올망졸망 고만고만하여 더욱 애정을 쏟을 수밖에 없는 내 작품들을 이리저리 줄 세우고 다양한 각도에서 재고 따져봐도 칠칠치 못해서 대명천지에 발가벗겨 내보내려는 마음이 여간 무거운 게 아니다"며 출간의 마음을 가름했다.

이번 수필집 출간은 저자에겐 또 다른 의미도 있다. 2010년 경남대 교수로 정년 퇴임을 앞두고 지인 교수들과 제자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퇴임 기념 작품집을 엮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승훈 수필계 발행인은 "저자는 어딜 가나 메모수첩을 챙긴다. 그동안 쓴 메모수첩도 아마 작은 탑을 이루었지 싶다. 흔들림 없이 그리고 끊임없이 붓을 들었다는 이야기다. 중수필의 작품성향도 초지일관 지켜온 저자이다. '마음의 여울'을 통해 이제 저자의 색깔이 굳어진 듯하다. 자기 세계의 일가(一家)를 이룬 셈이다"라고 평했다.

저서로는 수필집 '찬밥과 더운밥', '내가 사는 이유', '우연', '월영지의 숨결' 등이 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및 마산문인협회, 그리고 한국수필가협회 회원. '수필界' 편집위원. 경남신문 객원논설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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