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수입업계 반사이익
쇠고기 수입업계 반사이익
  • 천영준 기자
  • 승인 2011.01.09 2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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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처분 100만마리… 축산업 붕괴위기
국내산 기피… 물량 증가·관련주 급등

구제역 파동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축산·정육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반면 쇠고기 수입업계는 겉으로 드러내진 못하지만 쾌재를 부르고 있다. 특히 설 명절을 앞두고도 구제역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출하를 못하는 축산농민들의 주름만 늘고 있다.

◇ 살처분 100만 마리 넘어

구제역으로 인한 살처분 가축이 100만 마리를 넘어서면서 피해액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축산업의 붕괴마저 우려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살처분·매몰 가축은 지난 8일 현재 117만2538마리(3185농가)로 집계됐다. 살처분 등에 따른 국고 지출만도 벌써 1조1000억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구제역이 전국 곳곳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는 추세여서 살처분 가축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쇠고기를 중심으로 한 수입 육류 소비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 수입 육류 증가세

국내산 육류를 믿지 못하는 일부 소비자들이 수입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모 육류 수입업체 관계자는 "정확한 통계를 밝히기 어렵지만 최근 쇠고기 수입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수입 증가는 구제역이 확산되는 것과 직접적인 관계는 적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구제역 파동이 장기화될 경우 수입 물량 증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제역이 수그러들지 않으면 수입산 육류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다.

주부 김모씨(39)는 "익혀 먹으면 괜찮다고 하는데 소비자들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며 "설에는 수입산으로 차례상을 차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 수입쇠고기 관련주 급등

수입쇠고기 관련주들이 급등세다. 구제역 창궐로 살처분 소가 이미 100만 마리를 넘어선 만큼 수입 쇠고기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지난 7일 오전 현재 대국은 13.63% 오른 817원에, 한일사료는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사흘째 급등세를 보였다.

◇ 축산·정육업계 울상

국내 축산 및 정육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예년 같으면 설을 앞두고 설 선물세트 준비에 한창이지만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 한가한 편이다.

육류 소비마저 감소한 데다 일부 도축장 폐쇄로 공급 물량이 줄어 쇠고기 구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매년 설에 수백만원의 매출을 올렸던 우암동의 한 정육점은 "매출이 예년의 40%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축산농가는 보상을 받지만 우리는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해 피해가 우려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마트가 농가 고충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통큰갈비'를 내놓아 축산업 관계자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롯데마트는 오는 12일까지 LA식 갈비를 평소보다 50% 내린 100g당 1250원에 판매한다.

◇ 한우·돼지 가격 출렁

한우와 돼지고기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구제역 파동으로 공급 물량이 줄고, 설 명절이 다가오면서 수요가 증가한 것이 원인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7일 현재 돈육 대표가격은 kg당 4855원이다. 지난달 7일 3930원보다 무려 23%(925원) 가까이 뛰었다.

한우의 도매시장 경락가격 역시 암소 1등급의 경우 kg당 1만7453원으로 지난달보다 9.9%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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