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도백 당선… 도정 분배·복지 무게
야당 도백 당선… 도정 분배·복지 무게
  • 천영준 기자
  • 승인 2010.12.22 2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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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 초·중학생 전면 무상급식 합의
정부예산 사상 최대 규모 3조5828억 확보

올해 충북도정은 한마디로 '변화'라고 요약할 수 있다. 가장 큰 변화는 6·2지방선거에서 야당 후보가 도백(道伯)으로 당선됐고, 이후 도정 정책의 방향이 바뀐 점이다.

민선 4기 성장에 치중된 정책은 민선 5기 들어 분배와 복지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 경제특별도에서 '함께하는 충북'으로 슬로건이 바뀐 것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민선 5기 충북도가 내놓은 복지정책의 첫 작품은 초·중학생 전면 무상급식 시행이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최초이다.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도 겪었고 재원 분담을 놓고 도교육청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3개월 동안 갈등을 빚으며 공전을 거듭하던 무상급식은 이시종 지사와 이기용 교육감이 합의점을 도출하며 해결됐다.

이 지사는 복지정책 실현을 위해 도청 내부의 반발에도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비대해진 조직을 슬림화하기 위해 취임초 1국 5과 10개 팀 49명의 정원을 줄였다. 남는 예산을 무상급식과 서민복지로 돌리기 위한 조치다.

도정 업무방식에도 변화가 발생했다. 과거 일방통행식의 소통이 아닌 쌍방향 소통이 이뤄졌다. 도지사 관사 반납, 도청 담장 허물기, 지역 NGO와 함께하는 도정 구현 등이 단적인 예이다.

그렇다고 분배와 복지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은 아니다. 해묵은 현안사업도 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무엇보다 내년 충북관련 정부예산을 도정 사상 최대 규모인 3조5828억원을 확보했다.

특히 정부의 신규사업 불가 방침 속에 6개 신규사업 관련 예산을 확보했다. 오랜 기간 지속된 지역 현안사업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도내 균형발전의 초석을 다질 충청내륙고속화도로 기본설계비 30억원이 반영됐다. 사업 추진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청주국제공항 활성화의 최대 걸림돌인 활주로 연장 기본조사비 10억원도 확보했다. 국제선 증설과 대형항공기 취항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청주공항 북측 진입도로 개설 용역설계비도 5억원이 반영됐다.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의 핵심시설인 의과학지식센터 건립, 괴산~음성 간 국도 4차선 건설 등 6개 사업이 신규 추진된다. 전체 2조4188억원 규모의 사업이 신규 추진되는 큰 의미가 있다.

민선 5기 첫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면서 성장기반의 토대가 마련됐다. 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민선 4기 전략 산업인 바이오산업을 연계 추진하기보다 새로운 전략산업 발굴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혼란만 가중되고 말았다.

기존에 추진됐던 오송 바이오메디컬그린시티 사업에 대한 검증작업을 벌였고, 바이오산업 관련 부서의 인원도 감축했다. 하지만 수개월에 걸친 검증 결과는 오송 바이오밸리로 새롭게 포장하는 데 그쳤다.

내용이 크게 변한 것이 없다는 지적 속에 충북의 백년 먹을거리 창출은 바이오·의료산업으로 귀결된 것이다.

이 지사가 싱가포르를 방문한 후 오송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 메카 육성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오송 바이오밸리란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관련 연구·교육시설 유치, 정주여건 조성, 역세권 개발 등의 해결이 성공의 열쇠이다.

이와 함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지정, 충북경제자유구역 추진, 청주·청원 통합, 음성 태생국가산업단지 및 신발전지역 종합발전구역 지정, 내륙첨단산업벨트 권역 지정 등 주요 현안 해결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민선 5기 충북호(號)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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