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의류’ 싣고, 파키스탄으로 갑니다
‘사랑의 의류’ 싣고, 파키스탄으로 갑니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17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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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없는 물건 남에겐 간절할 수도..."
“옷이 해지고 낡아 못 입는 세상이 아닐 만큼 풍요로워진 요즘, 누가 남이 입던 옷을 입을까 싶잖아요. 하지만 주변을 조금만 돌아볼 수 있는 마음만 있다면 작은 손길로 큰 사랑의 결실이 맺어진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청주시 새마을부녀회 이행님 회장(52)은 3년 임기의 회장직을 5대에 이어 올해 6대 회장으로 재선출되었다.

6대 회장직을 맡으면서 그녀가 결심한 것은 청주시 29개동의 각 부녀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봉사를 청주지역에 국한시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일환으로 추진하게 된 일이 바로 ‘사랑의 의류보내기’ 행사다.

“유행도 지났고, 싫증도 나고 해서…. 멀쩡한 옷이 버려지는 이유를 어르신들이 들으면, ‘팔자 좋아졌다’고 한 소리 들을 겁니다.

나에게는 쓸모없는 무용지물인 물건도 타인에게는 간절히 바라는 물품이 될 수 있으니까요.”‘사랑의 의류’는 각 동에서 5상자씩 모으고 있다.

29개동에서 거둘 총 140상자의 의류품은 오는 7월 중순 파키스탄으로 보내질 예정이며, 이 회장 또한 자비를 들여 부녀회원들과 동행할 계획이다.

“처음에는 캄보디아로 보내려 했는데, 이곳은 의류보다는 교육시설이 필요하다고 전해들었습니다.

파키스탄은 지진으로 인한 자연재해로 의류품이 절실하게 필요하고요.”현재 모아진 의류상자들은, 사직동에 위치한 청주시새마을회관 양지바른 볕에 보관되어 있다.

부녀회의 계획대로라면 7월 초 보내져야 했지만, 운송비용이 약 300만원 가량 들다보니 비용절감을 위해 충청대학 컴퓨터 수리팀의 일정에 맞추기로 했다고.“충청대학에서 중고 컴퓨터를 수리해 캄보디아로 보낸다는 소식을 듣고, 컴퓨터가 보내지는 시기에 맞추기로 했습니다.

”이행님 회장은 결혼 전 간호사로 근무했다.

백의의 천사였던 그녀가 지역을 위해 봉사자로나선 것은 지난 1990년 전국체육대회 자원봉사요원으로 활동하면서였다.

봉사한 세월이 강산이 두 번 변할 만큼 흘렀지만, 요즘도 그녀의 하루 행보는 여전히 타인을 위해서 정해진다.

“지난 겨울 부녀회원들과 함께 4300포기의 김장을 담가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에게 전달하였습니다.

그날의 매서운 추위에도 봉사자들의 뜨거운 사랑의 열기로 인해 이마에선 구슬땀이 흐르더군요.”‘고부사랑’, ‘알뜰 바자회’, ‘사랑의 의류보내기’ 등 새마을 부녀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행사로 손놀림과 발놀림이 쉴 새 없다는 이 회장은 요즘 한가지의 바람이 생겼다.

“베트남이나 캄보디아에서는 약 1200만원이면 학교시설을 건립할 수 있다고 합니다.

기회가 되면 부녀회원들과 함께 ‘사랑의 학교’를 짓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하던 날 이 회장은 한나라 충북도당 기초의원 비례대표 1순위로 확정되었다.

자신보다는 타인을, 힘있는 자 보다는 소외된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그녀의 이력이 정치무대에서도 빛을 발하길 기대해 본다.

/김금란기자silk8015@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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